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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평생연금’ 미끼 460억원대 불법 다단계조직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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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31 08:44:11   폰트크기 변경      

서울시가 적발한 불법다단계 업체 현장 설명회 . / 사진 : 서울시 


[대한경제=임성엽 기자]#. A씨는 최근 어머니가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불법 다단계 업체에 속아 평생 모은 돈 5500만 원을 업체에 입금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업체가 지급한 수당은 고작 65만 원 남짓이었고 심지어 현금이 아닌 업체가 개발한 ‘코인’으로 줬다고 했다. 업체는 이마저도 제때 지급하지 않았고 결국 A씨 어머니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사망했다.

#. 작은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캐시 가맹점에 가입하면 캐시 업체 회원이 고객으로 확보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다는 얘기를 듣고 1500만원을 냈다. 캐시업체는 회원에게 판매한 옷 결제금액을 처음 몇 번만 지급하더니 나중에는 지급하지 않아 B씨는 결국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레벨별로 매주 6만5000원 ~520만원까지 평생 연금처럼 돈을 받고 사망하면 가족에게 상속된다는 불법 다단계 영업방식으로 460억원대의 출자금을 끌어모은 일당 3명을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됐으며, 이중 주범 1명은 구속됐다.

민사경은 지난해 불법 다단계 의심 업체를 수사하던 중 피의자 혐의를 포착하고 이들의 증거인멸 시도에도 불구하고 잠복, 계좌추적 등 올해 2~9월까지 7개월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전국 조직망 일망타진에 성공했다.

적발 업체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12개 그룹, 134개 센터를 두고 투자 지식이 부족하고 노후 자금에 관심 많은 60대 이상 고령층, 주부ㆍ퇴직자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총 5000여명의 회원을 모아 출자금을 챙겼다.

피의자들은 회원에게 본사 사무실, 전국의 그룹이나 센터 등에서 열리는 사업설명회에 “캐시라는 ‘포인트 구입’ 명목의 출자금을 1레벨(13만 원)~9레벨(2억6000만원)을 입금하면 2.6배로 적립해 줄 뿐 아니라 평생 주당 현금 출금액 등 각종 수당을 지급하고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했다.

또 회원 본인의 하위회원 가입이나 캐시 전환 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3단계 이상의 다단계 유사조직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금전거래를 했다.

적발 업체는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120억원의 출자금을 수신, 대여금이나 투자금 명목으로 24개 업체, 개인 계좌로 이체했다.

이들은 돈을 받으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므로 포인트(‘캐시’)를 구매하게 하고 그 캐시로 쇼핑몰 등에서 물건을 구입토록 해 실제 거래가 있는 것처럼 가장했다.

피의자들은 평생 연금처럼 매주 현금을 지급한다고 약속했음에도 마케팅 전산시스템을 폐쇄해 회원에게 지급해야 할 수당과 환불금을 주지 않고, 가맹점에 지급할 페이 사용액도 지급하지 않아 가맹점 피해가 발생하는 등 많은 피해자가 양산됐다.

피해자들은 평생 모은 돈과 퇴직금, 대출금, 전세자금, 카드 빚 등으로 1계정 당 최소 13만 원~최대 2억6000만원까지 출자했다.

시는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낚는 불법 다단계 방식의 금전거래 행위를 각별히 유의하는 한편 의심 사례는 적극적으로 신고 또는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단계 방식으로 불법적인 금전거래를 할 경우, 법률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권순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업체에서 가상자산(캐시) 구매 명목의 출자금을 받고 다른 사람을 소개할 때마다 수당이나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하면 금융 다단계일 가능성이 매우 크니 바로 신고해 달라”며 “이러한 수법이 점차 지능ㆍ광역화되고 피해 단위도 커지고 있는 만큼 민생 경제범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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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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