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백경민 기자] 감사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어 부산도시공사의 한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이하 민참사업) 현장에 대한 공사비 조정 관련 사전컨설팅을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LH 사업장을 두고 단순도급형(임대형) 관련 일정 물가 상승분의 ‘50％ 이내’로 제한을 둔 것과 달리, 이번에는 ‘50％+α’ 수준의 보다 전향적인 결과물을 내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에코델타시티 18BL 건설현장에 대한 민참사업 공사비 조정 관련 감사원의 사전컨설팅 결과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은 도급형으로 추진된 사업장이다.

사전컨설팅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부산도시공사도 이에 대한 본지의 질문에 말을 아꼈고, 당사자인 D건설사에도 관련 내용이 통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사전컨설팅 결과가 앞선 LH의 사업장보다 전향된 방향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9월 의왕고천 A2BLㆍ화성동탄2 A53BL 패키지 관련 사전컨설팅을 통해 도급형의 경우 공사 기간 내 최근 10년 간 평균 물가를 웃도는 상승분에 대해 공공기관이 50％ 내에서 부담하는 방향으로 민간사업자와 협의하도록 제시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말 PF(프로젝트 파이낸싱)조정위원회를 통해 내놓은 조정안에 한참 못미치는 결과란 볼멘소리가 주를 이뤘다. PF조정위는 도급형 관련 공공기관의 부담 수준을 최소 50~100％로 뒀다.

당시 감사원의 사전컨설팅 결과가 기존 PF조정위 조정안보다 후퇴하면서 다른 현장들도 똑같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왔지만, 그 후속인 이번 에코델타시티 18BL은 ‘50％+α’ 수준의 결과물이 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의 부담을 50％로 두는 게 합리적이되, 민간사업자의 객관적인 소명과 공공기관의 재정 여력이 뒷받침된다면 부담률을 상향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전언이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내부 검토와 보고를 하는 과정”이라며 “내부 정리가 돼야 민간사업자에게도 통보할 텐데, 아직 아무것도 결정을 내지 못한 상태”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전컨설팅 결과를 받아든 의왕고천 A2BLㆍ화성동탄2 A53BL 패키지 현장은 LH와 민간사업자의 협의를 거쳐 최근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공공기관의 공사비 부담 수준을 정하기 위한 절차다. 상사중재원의 중재는 법원의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LH의 경우 감사원의 사전컨설팅 범주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입장인 만큼, 도급형은 ‘50％ 이내(최근 10년 간 평균 물가 상회분)’, 손익공유형은 ‘수익률 상한 10％ 제한(최초협약서 상 사업비 기준)’ 등이 마지노선일 가능성이 높다.

LH가 추가로 사전컨설팅을 의뢰한 △위례 A2-6BLㆍ여주역세권 3BL 통합형 민참사업 △인천용마루1ㆍ홍성오관1블록 주거환경개선사업 △서울강서지구(신혼희망타운) 등도 그 결과가 나오게 되면 상사중재원으로 향할 전망이다.

민간사업자들 사이에서는 감사원의 사전컨설팅 결과를 두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사업지별 여건이 다르다지만, 앞서 나온 사전컨설팅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 같다”며 “10년 평균 물가 상회분의 절반 수준인 단순도급형이나, 10％ 수익 상한을 둔 손익공유형이나, 실질적인 물가 인상분을 고려하면 손실을 최소화하는 선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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