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2020년 기술수출 이후 지난해까지 기술수출의 규모가 축소됐지만 올해의 기술수출 규모가 지난해 대비 약 두배가 넘어서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기술수출이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다.
31일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총 11건의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됐으며 계약규모만 약 7조2832억원(비공개 1건 제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술수출의 포문을 연 LG화학은 1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와 희귀비만증 신약 ‘LB54640’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약 4000억원(3억500만 달러) 규모의 이번 계약은 LG화학 역대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이다. LB54640은 세계 최초 경구용 MC4R 작용제로, 최근 미국에서 희귀 비만증 환자 대상 임상 2상에 진입하며 개발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후 알테오젠이 미국 MSD와 4억3200만달러(5750억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고, 3월 넥스아이가 일본 오노약품공업에 면역항암제 기술(계약 규모 비공개), 아리바이오는 중국에 경구용 치매치료제를 7억7000만달러(1조 200억원)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주목할 만한 점은 6월 이후 대형 기술이전 계약이 잇따라 성사됐다는 것이다. 지난 6월 HK이노엔,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와이바이오로직스가 공동개발한 이중항체 신약 ‘IMB-101’은 미국 기업과 9억4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7월에는 오름테라퓨틱스가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에 9억4500만 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에 표적 단백질 분해제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10월에는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가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2건의 ADC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다. 규모는 7억달러 (약 9435억) 규모로 알려졌다. 같은 달 KIST 창업기업인 큐어버스도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 3억7000만달러( 약 5037억원)에 기술수출 했다. 기술이전 대상 기술은 지난 9월 임상 1상에 착수한 ‘CV-01’로, 신약 상용화 성공 여부에 따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수출 사례 중 역대 최대 금액의 성과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이 양적, 질적으로 모두 성장했다”며 “특히 1조원대 메가딜이 2건이나 성사된 것은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성적에도 비교적 조저한 실적이라고 평가한다. 이는 2020년 이후 기술수출 건수는 최저 수준이며 지난해 10월까지 15건에 비해 4건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기준, 제약바이오업계의 기술수출 △GC셀 △이수앱지스 △진코어 △HK이노엔 △대웅제약(3건) △바이오텍 △온코닉테라퓨틱스 △바이오오케스트라 △카이노스메드 △이뮤노포지 △SK바이오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기술수출 했다.
다만 규모는 올해가 좀 더 커졌다. 전년 10월까지 기술 수출 규모는 3조3012억원(비공개 5건 제외) 보다 약 2배 이상 증가한 규모이다. 하지만 지난해 계약규모를 밝히지 않은 비공개가 5건인 것에 비해 올해 비공개는 1건으로 지난해의 계약규모는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침체됐던 글로벌 바이오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강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수출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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