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이 지난해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8일 회의 개최지인 일본 히로시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사진: 연합 |
[대한경제=김승수 기자] 올해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 명단에 한국인 원폭피해자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인 원폭피해자가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 명단에 들어가게 되면서 수십여년간 사회적 냉대를 받아왔던 한국인 원폭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생겨날지 이목이 집중된다.
1일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는 오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릴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할 대표단 31명의 명단을 이날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명단에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정원술 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을 포함해 브라질 피폭자 모임 와타나베 준코 씨 등 니혼히단쿄 소속이 아닌 해외 원폭 피해자 단체 회원도 포함돼 이목을 끌었다.
앞서 지난 11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니혼히단쿄가 선정되자 일부 일본 언론들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고, 정원술 회장은 당시 도쿄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핵무기 근절은 피폭자 공통의 바람”이라며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면 일본 피폭자들과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우리들의 존재에도 주목해줬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정 회장은 부모와 함께 히로시마에서 피폭된 뒤 한국으로 귀국해 현재는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경상남도 합천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 이외에 다른 참석자들은 니혼히단쿄 대표위원인 다나카 데루미(92), 미마키 도시유키(82), 다나카 시게미쓰(84)씨 등 대부분 회원이다.
이들은 시상식 참석 이외에 현지에서 고교생이나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피폭 증언 활동 등도 한 뒤 13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피해를 입은 한국인은 1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5만여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5만여명은 극심한 부상과 불구의 몸이 됐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원폭피해자 1세대가 전국에 2000여명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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