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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ㆍ스마트화로 판 흔드는 中 전기차…이젠 배움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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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03 23:02:48   폰트크기 변경      

한국경영인학회ㆍ한양대 경영연구소 주관 포럼
‘중국전기차 생태계ㆍ경쟁력…한국의 대응전략’
“관세나 규제로 막기 어려워…협력방안 찾아야”


BYD 씰(SEAL)./사진: BYD코리아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중국 전기차 산업이 원가경쟁력과 스마트 기술을 무기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규제나 관세만으로 중국 전기차를 막기 어려워졌다며,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필요한 부분은 배우면서 우리의 강점인 하드웨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한국경영인학회와 한양대 경영연구소는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중국 전기차 생태계와 경쟁력, 한국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양진수 현대차 모빌리티산업 연구실장은 “동급 전기차 모델 비교시 BYD가 폭스바겐보다 1만4000달러(약 1900만원) 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지만, BYD는 수익을 내고 폭스바겐은 그렇지 못하다”며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산업 대전환기에 중국이 가장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터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전기차 핵심 분야에 걸쳐 구축된 강력한 생태계가 원가경쟁력의 기반”이라며 “내연기관 시대의 중국 자동차 산업은 기술력 부족으로 고전했지만, 전기차 전환기에 부품 생태계와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참여로 혁신 주도국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기술 중심의 스마트카 기술에서도 중국이 앞서나가는 점을 짚었다. 중국 ICT 공룡으로 불리는 화웨이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테슬라의 FSD(완전자율주행)처럼 구독형으로 판매 중이며, 예약 구매자의 70% 이상이 이를 선택하고 있다. 전기차 기업 싸이리스와 합작한 ‘아이토’ 브랜드는 올해에만 약 3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도 올 4월 출시한 첫 전기차 ‘SU7’의 생산ㆍ판매를 안정화했다. 양 실장은 “테슬라가 모델3 초기 생산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떠올리면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임은영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자동차담당 수석연구원도 “BYD는 배터리부터 반도체까지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하면서 원가를 낮췄다”며 “동급 차종에서 테슬라 대비 15% 저렴한 가격에 더 긴 주행거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고급차 시장에서도 중국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임 연구원은 “최근 중국 현지를 방문했는데, 벤츠 매장은 한산했던 반면 화웨이의 아이토 매장은 아침부터 고객들로 북적였다”며 “중국의 부유층조차 더이상 독일차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경은 자율주행기술이다. 그는“화웨이의 자율주행차는 지정된 주차공간이 없더라도 스스로 빈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고, 바이두는 내년 우한 지역에서 로봇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로 흑자를 내겠다고 밝혔다”며 “중국 부자들은 스스로 운전대를 조작해 주차하는 걸 부끄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이런 만큼 임 연구원은 “이제 글로벌 전통 완성차 기업들에게 중국은 시장이 아닌 배움의 대상”이라며 “한국도 강점인 하드웨어 기술을 살리며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 실장도 “일각에서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을 보조금 효과로 평가절하하지만, 치열한 자국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며 “더 이상 관세나 규제만으로는 중국의 성장을 막기 어렵다. 우리도 긴장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양진수 현대차 모빌리티산업 연구실장이 ‘중국 전기차 생태계와 경쟁력, 한국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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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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