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건축물 대상 시범 사업 추진

2022년 당시 물에 잠긴 강남역 인근 도로 / 사진 : 연합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시가 집중호우 시 도시 침수를 막기 위해 건물 옥상에 빗물을 담아 예방하는 ‘10cm 월류형 배수홈통 설치 가이드라인’을 전국 최초로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10㎝ 월류형 배수홈통은 서울시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집중 호우 시 최대 10㎝ 높이의 빗물을 옥상에 일시 담아둘 수 있다. 이를 통해 지표로 흐르는 빗물량을 줄이고 하수관의 통수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현재 관악구 수도방위사령부ㆍ서울대학교,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등 건축물 14개 동에 시범 설치됐으며, 집중ㆍ극한 호우 시 최대 1400t의 빗물을 일시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공공 건축물 중심으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추후 민간 건축물까지 설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배포됐다. 대상 건물의 선정부터 설치, 유지관리까지의 단계별 절차와 건축물 구조 안전, 옥상 방수 문제 등 건축주(관리자)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사전 검토 기준과 공공 지원에 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10cm 월류형 배수홈통 설치 매뉴얼. / 사진 : 서울시 제공

한편 10㎝ 월류형 배수홈통은 모든 건축물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대 10㎝ 높이의 빗물 하중(100kgf/㎡)을 지지하기 위해 옥상(지붕) 설계하중이 최소 130kgf/㎡(안전율 1.3 적용) 이상인 건축물을 대상으로 설치를 검토한다.

아울러 옥상 빗물 담기로 인한 누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수 내구연한을 고려해 최근 5년간 누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방수층 균열 및 탈락 등이 발견되지 않는 건축물만 설치 대상이다. 

시는 강남역 일대의 빗물 저류가 가능한 건축물에 10㎝ 월류형 배수홈통을 설치할 경우 최대 8.34% 침수면적 감소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안대희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건물 옥상 빗물 담기가 방재 인프라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심지에서 풍수해 예방을 위한 선제적 대책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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