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대독
“민생지원에 중점…법정시한 내 확정해 달라”
이번주부터 677조4000억원 예산안 본격 심사
![]() |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윤석열 정부가 2025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의료·연금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년도 예산안은 민생 지원을 최우선에 두고 미래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에 중점을 둬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은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보다 3.2% 증가한 677조4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을 통해 △맞춤형 약자복지 확충 △경제활력 확산 △미래 준비를 위한 경제 체질 개선 △안전한 사회와 글로벌 중추 외교 등을 중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자동차 산업 수출 증가, 역대 최대 규모 방산 수출 등을 그동안의 성과로 꼽으면서, 다만 경제와 민생에 대해서는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민생 회복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4% 올려 약자복지 확충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를 도입과 어르신들을 위한 110만개 일자리 공급, 국가장학금 확대, 공공주택 25만2000호 공급 등도 약속했다.
이밖에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저리 대출 4조3000억원 공급 △‘K-방산 수출펀드’ 조성 △양립, 돌봄 주거 중점 지원 △필수의료·지역의료에 5년간 30조원 투자 △병장 월급 205만원 인상 등을 약속했다.
윤 정부의 4대 개혁 추진 의지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연금·노동·교육·의료 4대 개혁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면서, 특히 의료 개혁 분야에 대해서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비급여·실손보험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고, 향후 5년간 30조 원 이상 투입해 의료 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노동 개혁과 관련해서는 “임금체계를 연공 서열에서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바꾸고, 개인별로 다양한 근무 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노동약자보호법, 공정채용법 같은 노동 개혁 입법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출생 문제에 대해선 “정부와 국회, 국민이 한 마음이 돼 일치된 노력을 펼쳐야만 인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대통령실 저출생수석실과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예고했다. 국회를 향해서도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법 등 관련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 |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윤 대통령은 “내년 예산이 적기에 집행돼 국민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법정시한 내에 확정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의 시정 연설 불참으로 정국은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정부의 긴축 기조가 부자 감세에 따른 것으로 보고 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김 여사 특검법’ 표결을 압박할 예정이다. 예산안 협상에서도 난항이 예고되는 가운데 여권 내 위기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성아 기자 jsa@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