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노태영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갔지만, 배추ㆍ무 등 채소류는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상승했다. 2021년 1월(0.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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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월(2.9%) 3% 아래로 내려온 뒤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9월(1.6%)부터는 1%대로 내려왔다.
농ㆍ축ㆍ수산물 물가가 1.2% 올라 전체 물가를 0.1%포인트(p) 끌어올렸다.
특히, 채소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6% 오르면서 2022년 10월(22.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추(51.5%), 무(52.1%) 등 채소는 50% 넘게 뛰었고 상추도 49.3% 올랐다.
쌀 가격은 8.7% 떨어지면서 지난해 1월(-9.3%) 이후 21개월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사과(-20%), 포도(-6.5%) 등 과일류 가격도 안정세가 이어졌다.
석유류 가격이 1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10.9%)을 기록하면서 전체 물가를 0.46%p 끌어내렸다.
서비스 물가는 2.1% 상승했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 서비스 물가는 2.9% 오르며 전체 물가에 0.96%p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에 영향이 큰 석유류 가격이 크게 줄었다”면서도 “채소와 외식 물가는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신선식품 지수는 1.6%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생활물가 지수 상승률도 1.2%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1.8%를 기록해 전월보다 0.2%p 낮아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7% 상승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고 농ㆍ축ㆍ수산물 가격도 1%대 상승률로 둔화하는 등 물가 하향안정세가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0월 물가상승률이 1.3%로 3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11월에는 석유류 가격의 하락세 둔화로 상방 압력이 있겠으나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이내 상승률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차관은 채소류 물가 불안에 대해서는 “배추 계약재배 물량을 지난해보다 10% 늘려 2만4000t 공급하고, 대파ㆍ마늘ㆍ천일염ㆍ젓갈류도 최대 50% 할인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노태영 기자 f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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