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올 3분기 1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2년 만에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전경. 사진: 엔씨소프트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한 때 ‘3N(넥슨ㆍ엔씨소프트ㆍ넷마블)’이라 불리며 국내 대표 게임 개발사로 꼽히던 엔씨소프트가 올해 3분기 경영실적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12년간 단 한 번도 분기 적자를 기록한 적 없었던 엔씨소프트지만, 이번 3분기에는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165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모바일 게임 매출 하락과 신작 부진을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올해 3분기 게임업계 경영실적에서 주요 게임사 간 실적 온도차가 극명히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이후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국내 게임시장에서 장르 다변화, IP(지식재산권) 확보, 해외 시장 진출 등 변화에 성공한 게임사들은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엔씨소프트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게임업계가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먼저 올 3분기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곳은 게임업계 양대산맥인 ‘NK(넥슨ㆍ크래프톤)’이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올해 3분기 실적 예상치는 매출이 1조3279억원, 영업이익이 500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4%, 23.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실제 매출이 예상치에 부합한다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기록적인 중국 흥행과 신작 루트슈터 ‘퍼스트 디센턴트’가 북미ㆍ유럽 등 서구권에서 얻은 성과가 반영되면서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힘입어 넥슨은 올해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매출 4조원 돌파가 점쳐지는 분위기다.
기존 3N이란 시장 구조에서 NK 구도로 바꾼 주역인 크래프톤도 3분기 실적 선방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3분기 매출 6470억원, 영업이익 2542억원을 전망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6%, 영업이익은 34.2% 늘어난 규모다.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IP 기반 게임이 국내는 물론 중국ㆍ인도 등 해외에서 흥행에 성공한 점이 실적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올해 말부터는 ‘인조이’, ‘다크앤다커 모바일’ 등 대형 신작들이 잇따라 출시돼 힘을 더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연속 적자에 허덕이다 올 2분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유명 IP 기반의 신작 흥행에 힘입어 부활을 알린 넷마블도 3분기 역시 지금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넷마블의 3분기 매출은 6871억원,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신작 흥행에 실패한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실적 악화가 점쳐진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실적 예상치는 매출 2114억원, 영업이익 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1%, 98.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해 3분기 게임사별 실적 발표일은 △6일 카카오게임즈, 데브시스터즈 △7일 크래프톤, 넷마블 △12일 넥슨, 시프트업, 펄어비스, 네오위즈 순이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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