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합동 브리핑’에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안윤수 기자) |
[대한경제=이재현 기자]서울지역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그린벨트(GB) 해제라는 칼을 빼들었다. 이명박 정부인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또한 경기도 고양시와 의정부시, 의왕시의 그린벨트도 해제해 신규택지로 지정한다. 이들 4곳의 면적은 총 688만㎡(208만평) 규모이며 총 5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
저출산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유산인 그린벨트를 풀어 현재의 젊은층과 신혼부부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게 정부의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5일 서울시, 경기도와 공동으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과 우면동 일원 221만㎡(67만평)의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서울 서리풀’ 지구 지정을 추진한다. 이곳은 2만가구를 공급하며 이중 1만1000가구(55%)는 신혼부부용 장기전세 주택Ⅱ으로 공급한다.
경기도는 고양시와 의정부시, 의왕시도 그린벨트를 풀고 신규 택지로 지정한다. ‘고양대곡 역세권’ 지구는 9400가구, ‘의정부 용현’ 지구는 7000가구, ‘의왕 오전왕곡’ 지구는 1만4000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국토부는 신규택지 후보지별로 특색을 살렸다. 서울 서리풀 지구는 신혼부부용 주택이 공급되는 만큼 육아진화적 주거단지로 조성한다.
고양대곡 역세권 지구는 철도 5개 노선이 만나는 만큼 복합환승센터를, 의왕 오전왕곡 지구는 의료 및 바이오 산업을 유치한 자족기능 확보, 의정부 용현 지구는 통합생활권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교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 서리풀 지구는 신분당선 추가역 신설을 검토한다. 고양대곡 역세권 지구는 주변지역 도로 혼잡 해소방안을, 의왕 오전왕곡 지구와 의정부 용역지구는 수도권급행광역철도(GTX)-C 노선과의 연계를 강화한다.
이번 4곳의 신규택지 후보지의 그린벨트 비중은 서울 서리풀 지구가 100%, 고양대곡 역세권 지구와 의정부 용현지구가 98~99%다. 의왕 오전왕곡 지구는 면적의 87%가 그린벨트다.
국토부는 그린벨트의 상당부분이 농업에 적합한 곳으로 지정된 곳이기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해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행정절차를 단축해 2026년 상반기 지구지정, 2029년 첫 분양을 시작해 2031년 첫 입주를 목표로 내걸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선제적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안정적 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는 것”이라며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자체와 함께 젊은 세대에게 합리적 가격으로 우선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신규택지 후보지에 투기 수요가 이어졌던 만큼 보상에 애를 먹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또 서울 서리풀 지구의 경우 면적 대비 주택공급수가 많아 과밀개발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국토부는 발표지구의 투기 근절을 위해 ‘예방ㆍ적발ㆍ처벌ㆍ환수’ 4대 영역의 투기방지 대책을 철저하게 시행할 방침이다.
이재현 기자 ljh@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