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향해 “왜 반대하나…부당거래 허용하자는 건가”
“저도 작전주로 망하고 우량주로 회복…지금은 장기투자도 어려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주권리 보호와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해 이번 정기 국회에서 상법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주들이 공평하게 회사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주권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 정기국회 안에 반드시 상법을 개정해 지배 주주들의 지배권 남용을 막고 주식시장이 정상화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정부·여당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 권리 확대, 투명성 강화 조치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내에서도 금투세 폐지 후속조치로 상법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상법·자본시장법 개정 등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정책적 수단을 마련하기 위한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누군가가 부정거래 하거나 조작하거나 하면 대다수 참여자들은 손해를 보게 될 뿐 아니라 투자를 기피하게 된다”며 “주식시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배주주들의 부도덕한 주가조작, 또는 회사 수익 탈취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적분할 등을 통해 알맹이를 빼먹는 부당거래 등이 허용돼선 안 된다”며 “내가 엄마 소의 소유자인데 그 소가 낳은 송아지도 내 것이 돼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송아지 주인이 되니 송아지를 낳을수록 손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그런데 희한하게도 정부와 여당이 반대 의사를 슬슬 내놓기 시작한다. 왜 반대하나. 훔치는 것을 허용하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도 왕년의 개미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 주식시장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저는 한때 작전주에 투자했다가 망하고 우량주에 장기투자해 회복한 경험이 있지만, 지금은 우량주 장기투자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력을 기울여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상법 개정 등에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법 개정 요구에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상법 개정으로 오히려 개별 주주들이 회사의 경영권을 위협할 소지가 커지고, 기업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상법상의 주주 충실 의무는 대단한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며 “기업의 주주는 외국인투자자, 기관투자자, 사모펀드, 소액 주주 등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다양한 주주들이 있다. 이들의 이익을 위한 충실의무를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 모순”이라고 말했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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