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재현 기자]오락가락하던 주택구입용 정책대출인 디딤돌 대출 한도가 결국 축소된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대출 한도 축소로 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지자 유예하기로 했지만 오는 12월 2일부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구입을 위한 신규대출을 옥죄기로 한 것이다.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방공제’를 면제해주는 것을 제한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도입 취지를 벗어나 대출가능액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또 후취담보’ 조건으로 미등기 아파트를 담보로 받는 신규 대출은 제한한다.

다만 정부는 지역별 편차 등을 고려해 비수도권은 이번 대책에서 제외한다. 또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 목표에 맞춰 수도권이라 할지라도 비아파트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디딤돌대출 맞춤형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한달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2월 2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구입시 디딤돌대출 가능금액을 축소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방공제 면제로 불리는 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는 디딤돌대출을 받을때 보증보험에 별도로 가입하면 방공제를 면제해주고 있다.

제공:국토교통부

정부는 무주택자택가 비규제지역에서 대출을 받을때 LTV 70%를 규제하고 있는데 방공제를 면제하면 이를 넘어선 금액을 받는 것이다.

방공제가 면제되면 LTV 기준내에서 대출을 받게 된다. 일례로 경기도 소재 5억원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현재는 LTV 70%를 적용하고 방공제를 면제해줘 3억5000만원의 대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방공제 면제를 적용받지 못해 이를 제외한 3억200만원으로 금액이 줄어든다.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방공제는 근저당 설정보다 늦게 들어온 임차인이라 할지라도 미리 설정된 근저당 기일보다 먼저 인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이 제외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준공 전 신축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후취담보’ 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기금 건전성에 무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국토부는 수요자 보호를 위해 신축 분양단지는 이번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인 12월 1일까지 입주자 모집을 공고하고 내년 6월 30일까지 입주를 시작하면 후취담보 대출이 가능하다.

정부는 주택시장 상황이 지역과 유형별로 다른점을 고려해 적용대상도 분류했다. 비수도권과 빌라 등 비아파트의 경우는 12월 2일 이후라도 이번 방안을 적용받지 않는다.

비수도권의 경우 수도권과 달리 주택경기가 좋지 못하고 비아파트는 정부가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 8.8 대책 당시 85㎡ 이하 빌라를 구입한 사람은 청약 시 무주택으로 인정한다거나, 생애 최초로 비아파트 소형주택을 산 사람에게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신생아 특례대출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용대출도 이번 규제에서 제외된다. 특히 국토부는 저출산을 우려해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12월 2일부터 소득요건을 현행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의 경우 LTV 70%에 HUG 보증으로 10% 추가로 적용받아 80%까지 대출이 가능한 제도도 유지된다. 다만, 방공제 의무 적용, 후취담보 제한 등 조치는 적용받는다.

아울러 대출축소로 인한 상대적 부담이 큰 점을 고려해 연소득 4000만원 이하 가구가 3억원 이하 저가 주택을 구입할 경우 적용을 배제한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로 방공제 면제가 적용되고 후취담보를 일부 적용받을 수 있는 12월 2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약 3조원 가량의 디딤돌대출이 줄어들고 내년 7월 1일부터는 2조원 늘어난 5조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헌정 국장은 “올해 디딤돌대출액 중 50%가 수도권 지역”이라며 “내년 주택경기 등의 편차가 있어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올해 대출 수준으로 집행되면 유예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5조원 가량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재현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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