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시설공단의 조직 기강이 붕괴됐다. 임직원이 지인 회사에 공단이 담당할 강남순환로 노면 청소 사업을 알선했다. 타 업체와 계약체결 후 사업 진행 중이던 ‘자동차전용도로 시설물 세척 용역’에 강남순환로 사업까지 끼워 넣었다. 1억5000만원 사업이 입찰 과정도 없이 수행됐다. 같은 부서 부하직원은 눈치껏 묵인했다.

곽향기 서울시의원(국민의힘, 동작3)은 6일 ‘2024년도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설공단의 마비된 운영 구조를 공개했다.

곽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설공단 OO처 A 부서장은 지난 2019년10월 공단 업무 수행중 서울시에서 관리하던 강남순환로 노면 청소업무가 공단으로 인수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해당 청소용역(소요예산, 1억5700만원) 자금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A는 지인 B에게 강남순환로 노면 청소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하며 B씨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회사 을(Z)의 청소 차량구매를 돕고 공단 출신 청소차 운전원들을 B에게 추천하는 등 노면 청소 사업에 참여하도록 알선했다.

A는 입찰 과정을 거치지 않도록 2020년 5월에 회사 X와 체결한 ‘2020 자동차전용도로 시설물 세척 용역’에 ‘강남순환로 노면 청소 사업’을 끼워 넣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부하직원 C에게 B로부터 견적서를 받거나 용역 끼워 넣기를 위한 서류 조작까지 지시했다. A가 불법행위를 하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C 등 해당 부서원 2명은 이를 묵인했다.

2020년 9월, A는 회사 X와 강남순환로 노면 청소 사업을 시설물 세척 용역에 추가하며 2억1700만원을 증액한 내용의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해 12월 시설물 세척 용역이 준공되면서 회사 X는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잔여 기성금을 모두 지급 받았다. 이후 회사 Z에 강남순환로 노면 청소 비용 명목으로 1억 5290만원을 지급했다.

A는 이 과정에서 B로부터 총 3차례에 걸쳐 155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안은 공직자의 청렴이 완전히 무너진 사례로 부정행위다. 동료 묵인과 일정부분의 가담, 공단의 안일한 감사 시스템이 공직자의 불법행위를 하도록 조장해줬다.

서울시설공단 임직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임직원은 본인의 직위를 직접 이용해 부당 이익을 얻거나 타인이 부당한 이익을 얻도록 해선 안 된다.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일체의 금품을 받거나 약속해서는 안 된다.

곽향기 시의원은 “1억5000만원의 용역이 입찰 없이 상관도 없는 타 사업에 끼어들어 변경 계약이 추진되도록 이를 검토하거나 감사할 장치가 공단에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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