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턱밑까지 치솟아…17.6원 급등
비트코인은 역대 최고가…코스피는 업종별 희비 속 하락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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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봉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탈환이 사실상 확정되자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원ㆍ달러 환율은 1400원 턱밑까지 치솟았고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6원 급등한 1396.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4.6원 내린 1374.0원으로 출발했으나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되고 트럼프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급등세로 전환했다.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20원 넘게 치솟으면서 1399.7원을 찍기도 했다.
환율은 계속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급등세를 보였으나 지난 주말 이후로는 해리스 후보자의 강세 소식에 내림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오후 1시경(한국시간)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91%라고 예측하는 등 트럼프가 주요 경합주에서 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면서 강달러는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비트코인은 이날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가상화폐론자를 자칭해왔다.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전날보다 약 10% 오른 7만4694달러(1억437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 7만380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7만4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기준으로는 1억321만원에 거래됐다.
업계는 비트코인은 당분간 강세가 예상되나 투기성 자금 유입으로 인한 큰 변동성 또한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전일 대비 13.37포인트(pㆍ0.52%) 내린 2563.51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초 15.02p(0.58%) 오른 2591.90으로 출발했으나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1%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업종별로도 희비가 갈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7.04%), LIG넥스원(6.35%) 등 방산주가 상승했고 가상자산 관련 종목도 급등했다. BNK금융지주(4.28%), 신한지주(3.32%), KB금융(3.30%) 등도 수혜주로 떠올랐다.
반면 2차전지와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관련주는 크게 내렸다. 2차전지 대표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이 7.02% 내린 가운데 삼성SDI가 5.98%, SK이노베이션이 4.64% 각각 하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면) 국내 주식시장에 변동성이 커지고 환율이 올라가면서 외환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관세가 올라가면 수출기업의 매출 및 수익성도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트럼프의 정책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측면들이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안 나오면 외환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해 우리나라도 금리를 못 내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새로운 반사이익을 노려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방위비 분담, 관세 인상 등 자국 중심 경제정책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면서도 “전자나 배터리 분야에서 이미 미국 진출을 나간 부분이 있기에 오히려 중국이 올라오는 것을 막아줘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경제 대응방안을 차분히 마련하면 악재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8일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남아있다. 국내 금융시장은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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