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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한형용ㆍ강주현 기자] 한화에너지가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 7.25%를 인수한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한화의 경영권 승계와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상생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한화에너지는 이사회를 열고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 543만6380주(7.25%)를 주당 2만7950원, 총 1519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거래 가격은 최근 30일 평균주가를 기준으로 책정됐다. 한화 관계자는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지분을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의 배경에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영풍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자사주 매입을 위한 ‘실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이날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2조500여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시도에 제동을 걸면서 자금 확보가 더욱 절실해졌다.
한화 입장에서도 이번 거래는 의미가 크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이 14.90%에서 22.16%로 높아지면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주사 경영권 확보에 한걸음 더 다가섰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김동관 50%, 김동원·김동선 각 25%씩)를 보유한 회사다. 현재 ㈜한화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회장(22.65%)이지만, 이번 거래로 3형제가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지분이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화그룹이 고려아연과의 인연을 이어간다는 점이다. ㈜한화와 한화임팩트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7.75%를 계속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김동관 부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친분으로 알려진 양사의 관계는 “친환경에너지 분야 사업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한화 관계자의 말처럼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한화의 경영권 승계와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윈윈’의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형용ㆍ강주현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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