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사정 악화ㆍ경영위기 호소…파업중단ㆍ정상화 촉구
“노조에게는 성과급 문제지만 우리에게는 생계 달린 문제”
현대트랜시스 노조, 작년 매출 2%인 2400억 성과급 요구
현대트랜시스 협력회 소속 직원들이 결의대회에서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를 향해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사진: 현대트랜시스 협력회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트랜시스의 800여개 협력사들이 30일째 이어지고 있는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6일 결의대회가 열린 충남 서산시에서 300여명의 협력사 직원들이 참석해 경영위기를 호소한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협력사 직원들은 전날 서산시청 일대와 호수공원 등 주요 중심지에서 시위를 벌이며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장기 파업으로 인한 납품 차질로 800여개 협력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으며, 자금난으로 폐업과 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한 협력사 대표는 “납품이 중단되면 직원들의 급여를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서야 하는데, 자금을 구해도 높은 이자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협력업체가 떠안아야 한다”며 절박한 상황을 토로했다. 다른 협력사 직원은 “현대트랜시스 노조에게는 성과급 문제지만, 우리에게는 생계가 달린 문제”라며 “매일 불안에 떨며 파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대트랜시스 서산공장은 지난달 8일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1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한 달여째 이어진 파업으로 서산공장에 자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1~3차 중소 협력업체의 납품이 중단됐고, 현대차 등 완성차 공장도 정상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협력회 소속 직원들이 결의대회에서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를 향해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사진: 현대트랜시스 협력회 제공 |
쟁점은 성과급이다. 노조는 지난해 매출액의 2%인 약 2400억원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1169억원)의 2배 규모다.
반면 사측은 지난달 31일 18차 교섭에서 기본급 9만6000원 인상(정기승급분 포함)과 함께 경영성과급 및 격려금 400%+1200만원을 제시했다. 회사가 제시한 성과급 총액(1075억원)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92%에 달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회사가 빚을 내서라도 성과급을 지급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상식 밖의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트랜시스와 금속노조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는 지난 6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해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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