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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1억 ‘뚝’…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꺾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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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07 17:00:35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2013년 12월 입주한 서울 서대문구 ‘반석 블레스’ 전용 면적 59㎡가 지난 2일 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의 최근 매매가격(7억3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특히 이 단지 동일 면적이 2020년 12월 6억4000만원에 계약된 점을 감안하면 약 4년 전 가격으로 회귀한 셈이다.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가 지난달 중순부터 주춤하고 있다. 월간과 주간 단위 집값 통계만 봐도 상승 폭이 확연하게 줄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다시 크게 오르는 등 강화한 대출 규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불확실성으로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덩달아 주택 사업자의 분양 체감 경기도 크게 위축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최근 들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뚜렷해 보인다. 올해 들어 줄곧 오르던 집값 상승 폭이 고개를 낮추며 둔화하고 있어서다.

KB국민은행 KB부동산이 지난달 27일 발간한 ‘월간 주택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5%로 집계됐다. 지난 9월(0.87%) 대비 큰 폭 축소한 숫자다. 오름세가 계속되기는 하지만 지난 8월 0.89%까지 치솟았다가 2개월 연속 걸음이 느려진 것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주간 통계에서도 집값 오름세는 확연히 꺾였다. 이번 주(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 폭(0.07%)은 전주보다 0.01%p 낮아지며 3주째 둔화했다. 한 달 전(10월7일)과 비교하면 0.03%p나 감소한 수준이다. 강남(0.18%), 서초(0.14%), 성동(0.14%), 용산(0.11%)을 제외하면 모두 0.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최근 실거래가가 크게 하락한 단지도 잇따르고 있다. 영등포구 영등포동 ‘여의도 자이’ 전용 148㎡는 지난달 4일 30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 전 매매가(31억4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이나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 팰리스’ 94㎡는 지난달 14일 42억원에 계약됐는데, 일주일 만인 23일 41억원까지 내려갔다.

부동산 시장 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거래량도 부진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 7월 9098건으로 단기 정점을 찍은 뒤 8월 6411건으로 감소했고, 9월에는 3044건으로 한 달 전보다 절반 넘게 급감했다. 신고기간이 남았지만 지난달은 2604건에 그치고 있다.

분양 시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도 다르지 않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 사업자를 설문 조사해 이날 내놓은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를 보면 이달 서울 분양전망지수는 전달보다 16p 하락한 108.3이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분양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라는 의미인데, 서울은 지난 9월 분양전망지수 조사를 시작한 2017년 10월 이래 최고치(128.2)를 기록한 뒤 두 달 새 크게 떨어진 것이다.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경기도다. 같은 기간 21.8p 축소한 103.2로 분석됐다. 서울 등 집값 상승세를 견인하며 과열됐던 수도권 분양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주담대 금리가 다시 크게 오르는 등 강화한 대출 규제가 시장을 옥죄는 가운데 그간 가격 급등 피로감까지 쌓이면서 매수 관망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가계대출 중 주담대 금리는 지난 9월 연 3.74%로 0.23%p나 뛰었다. 2022년 9월(0.44%p) 이후 2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었다. 이지현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주담대 규제가 커지자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격 상승 폭도 둔화하는 등으로 수도권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하락 전망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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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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