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인 직원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사진: 대한경제 DB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임대호 부장판사)는 7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SK하이닉스 전 직원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2013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A씨는 반도체 설계상의 불량을 분석하는 부서에서 일하다가 2020~2022년까지 중국 현지 법인의 기업 간 거래 고객 상담을 담당하는 팀장급 직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국내로 복귀한 A씨는 2022년 6월 높은 연봉을 받고 중국 화웨이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A4용지 4000여장 분량의 반도체 공정 문제 해결책 등을 담은 자료를 출력해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SK하이닉스는 보안상 USB 등 저장매체 사용을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출력물에 대해서도 내용과 인쇄자, 사용처 등을 상세히 기록해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가 SK하이닉스에서 퇴사 직전 문서로 출력한 반도체 기술은 2022년 지정된 국가 핵심기술”이라며 “A씨는 공부와 업무 인수인계 목적으로 출력했다고 주장하나 수사기록 등으로 볼 때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씨가 SK하이닉스 퇴사 이후 화웨이에 취업한 점 등을 감안하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려고 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특히 “퇴사 직전 보안이 허술한 중국 상해지사에서 4일간 기술자료를 문서로 4000여장 출력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퇴근하면서 하루 300여장씩 백팩과 쇼핑백에 담아 들고나갔을 것으로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유출한 기술을 활용했는지 불분명하고 피해사의 피해가 밝혀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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