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성길 / 사진 : 송파구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가을꽃이 만발했다. 이상기후로 가을이 짧아지면서 단풍을 감상할 시간도 촉박하다. 단풍놀이도 아무 데나 갈 수 없다. 7일 서울 송파구가 멀리 가지 않아도 도심 속에서 한 폭의 풍경화 같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단풍 명소를 소개했다.
한 달만 허락된 황금빛 절경 ‘위례성길’
위례성길에 도착하면 “와”하는 환호성이 저절로 터진다.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남 2문까지 이어지는 약 2.7km의 보도 양쪽 길을 따라 길게 뻗은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매년 11월이면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만들어 낸 황금빛 터널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절경을 선사한다. 올림픽공원이 인접해 있어, 단풍 속에서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운동을 즐기기도 제격이다. 올해 서울시가 꼽은 ‘서울 단풍길 103선’에도 선정됐다.
마천루와 어우러진 이색 풍경 ‘석촌호수’
석촌호수 / 사진 : 송파구 제공 |
석촌호수의 가을은 장관을 이룬다. 호수에 알록달록 단풍이 내려앉고 도시의 높은 빌딩이 하늘과 이어지는 풍경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롯데월드몰 쪽 동호에서 출발해 서호까지 여유롭게 한 바퀴 돌아보는 데 1시간 남짓 소요되는데, 서호에는 320m 규모의 황톳길도 조성돼있어 맨발 걷기 체험도 가능하다. 호수변에 위치한 문화예술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서호에는 ‘문화실험공간 호수’와 ‘석촌호수 아뜰리에’가 있다. 지역 예술인을 중심으로 송파의 고유한 콘텐츠와 스토리를 담은 공연 전시가 진행된다. 또, 동호에서는 11월 중순에 새롭게 오픈하는 ‘더 갤러리 호수’를 만날 수 있다.
물드는 단풍, 붉어지는 노을…오색창연 ‘성내천’
성내천 : 송파구 제공 |
‘성내천’에 가면 만추의 절경을 만날 수 있다. 강물과 어우러져 지는 노을을 바라보면 마치 단풍잎에 그 위로 내려앉은 듯하다. 성내천 단풍길은 잠현초등학교 뒤쪽부터 서울올림픽파크텔 앞까지 1km구간으로, 짧은 거리이지만 벚나무가 만드는 단풍 터널과 억새, 갈대가 어우러져 늦가을까지 만추를 즐기기 제격이다. 하천을 따라 걷다 보면 송파구 한강 노을 명소가 나온다. 올림픽대교, 그 위로 저물어가는 해와 저녁놀, 강물까지 황홀경이 펼쳐진다. 흐르는 물길과 새소리, 단풍잎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노을 감상까지 완연한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자.
하늘 멍, 돌 멍, 단풍 멍 즐기세요 ‘석촌동 고분군’
석촌동 고분군 / 사진 : 송파구 제공 |
‘석촌동 고분군’은 한성백제 시기 조성된 왕과 귀족의 무덤군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피라미드를 닮은 거대한 돌무지무덤 주위로 1km 이상 이어진 산책로가 있다. 모두 평지로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데 무엇보다 고요하고 한적해서 여유롭게 걸으며 하늘 멍, 돌 멍 즐기기 좋다.
사방이 탁 트인 전망 좋은 곳으로 고분 위로 울긋불긋 가을 풍경이 넓게 펼쳐진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롯데타워가 한눈에 보여, 백제시대 돌무덤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독특한 경관을 만든다. 곱게 물든 단풍을 비롯해 역사, 문화 등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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