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충격ㆍ파손 없이 블랙아웃”
인터넷 커뮤니티 등 피해 글 확산
100만∼200만원 넘는 고가 제품
내구성 문제 잇따라…개선 절실
갤럭시 Z 폴드 SE(왼쪽)와 갤럭시 Z 폴드6 두께 비교. 심화영기자 |
사진:삼성전자 |
“50만원을 더 내고 수리하거나, 새 폰을 사거나 선택하라고 하더군요. 2년 만에 폰이 망가질 거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프리미엄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4’ 사용자 A씨의 한탄이다. 140만원이 넘는 고가 스마트폰을 2년 동안 아껴 써왔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블랙아웃’ 현상으로 휴대폰은 무용지물이 됐다. 보증기간이 한 달 지났다는 이유로 50만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요구받은 A씨는 “프리미엄폰이 2년 만에 수명을 다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비자 게시판에는 “특별한 충격이나 파손 없이도 화면이 켜지지 않아요”, “2년 약정으로 매달 고가 요금제를 내며 단말기 할부금을 갚았는데, 약정 끝나자마자 고장이라니…”처럼 A씨와 비슷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부분 2년 전후로 발생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내부 커넥터의 미세균열’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더욱 얇아진 ‘갤럭시 Z 폴드 스페셜에디션(SE)’을 278만9600원이라는 역대급 고가에 출시하며 폴더블폰의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법인이 현지에 출시한 한정 모델의 가격은 무려 1만7999위안(약 350만7800원). 한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SE모델은 출시 직후 완판됐다.
하지만 이전 모델 사용자들의 잇따른 불만은 이 혁신의 이면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보여준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고장 시점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평균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43개월(약 3.6년)에 달한다. 하지만 갤럭시 폴더블폰 사용자들은 2년 만에 고가의 수리비를 지불하거나 새 폰 구매를 강요받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폴더블폰의 구조적 특성상 일반 스마트폰보다 내구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접히는 부분(힌지)과 더 많은 부품으로 인해 고장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내부 커넥터의 미세균열 문제는 제품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AS센터를 찾은 사용자들은 대부분 이 부분의 결함으로 인한 블랙아웃 현상을 겪고 있다.
폴더블폰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잇따른 내구성 문제는 소비자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프리미엄급 가격에 걸맞은 수명과 내구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140만원짜리 2년 렌탈폰이냐’는 소비자들의 비판은 삼성전자가 뼈아프게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라며, “신제품 출시 경쟁에만 매몰되지 말고, 제품의 기본기인 내구성과 신뢰성 향상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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