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근우 기자] 한국폴리텍대학이 불안정한 고용으로 앞날을 걱정하던 비정규직 청년, 일경험없이 공백기를 보내던 청년 등의 취업 성공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10일 폴리텍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정보공시 기준 폴리텍의 취업률은 80.6%로 나타났다. 일자리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유지취업률(취업자가 일정 기간 후에도 취업 상태를 유지한 비율)은 92.7%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폴리텍은 앞으로도 청년들이 원하는 곳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각오다. 이에 2025학년도 2년제 학위과정 신입생 수시 2차 모집을 오는 25일까지 진행한다.
△기업 맞춤형 교육을 받고, 사회복지사→기술자로 탈바꿈
박상훈(29세)씨는 지난 9월부터 특수강 시장 국내 1위 기업인 세아베스틸 제강부에서 일하고 있다. 진안과 전주에서 사회복지사로 3년간 근무한 그는 주민 조직화 사업과 장애인 복지 업무를 담당하며 일에 보람을 느꼈지만 고용 안정성이 큰 고민거리였다.
박씨는 정규직 전환이 무산되자 건축공학 기술자인 아버지가 정년을 넘어서도 꾸준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작년 3월 폴리텍 전북캠퍼스 산업설비자동화과 2년제 학위과정에 입학한 그는 재학 중 산업안전산업기사를 비롯한 5종의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했다.
그를 포함해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같은 캠퍼스 출신 11명이 채용 연계 기업 맞춤형 과정을 이수하고 세아베스틸에 동반 입사했다.
권마태씨(왼쪽)가 한전산업개발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습. /사진:폴리텍 제공 |
△비정규직 타향살이하던 청년, 지역 정주형 인재 되다
권마태(30세)씨는 4년제 대학에서 호텔항공관광학을 전공했다. 타향에서 계약직과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작년 3월 폴리텍 충남캠퍼스 기계보전과 2년제 학위과정에 입학했다.
그는 고향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겠다고 결심했다. 그곳에서 자동화 생산설비와 기계장치의 유지, 보전 기술을 익히고 기계정비산업기사 국가기술자격을 땄다. 내년 2월 졸업을 앞뒀으나 일찌감치 취업에 성공했다. 지난 7월부터 한전산업개발 보령사업처에서 발전설비의 운전과 정비 관리 직무를 맡아 일하고 있다.
△공무원 수험생이 공백기 접고 뛰어든 길
신혁교(26)씨는 고등학교 졸업과 군 전역 후 정착할 만한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소방공무원 시험 준비에 뛰어들었다. 2년간의 수험 생활을 포함해 공백기가 길어지자 기술 분야로 진로를 전환하기 위해 작년 3월 폴리텍 구미캠퍼스 자동화시스템과 2년제 학위과정에 입학했다. 높은 취업률과 자동화 기술의 유망성에 주목했다.
신씨는 지난 9월 농심에 입사해 포승물류지점에서 컨베이어 관리와 자동화제어장치(PLC)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수업의 대부분이 실습이라 빨리 이해하고 실제 활용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대학에서 배운 PLC 기술은 현장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근우 기자 gw89@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