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양천구 신월동 빗물배수터널 점검 현장. / 사진 : 양천구청 제공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 강남역 등 서울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가 연내 첫 삽을 뜬다.
서울시는 강남역과 광화문, 도림천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12월 착공한다고 10일 밝혔다. [본지 5월17일자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3개 공구, 12월 동시 착공 보도 참조]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 시 빗물을 보관하고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시는 지난달 30∼31일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 설계평가회의를 개최하고, 각 사업 기본설계와 우선시공분 실시설계에 대해 적격 판정을 내렸다.
시는 한신공영 컨소시엄(강남역), 대우건설 컨소시엄(도림천), 디엘이앤씨 컨소시엄(광화문)을 대상으로 그동안 공동설명회, 기술검토회의 등을 개최했고 이날 최종 설계평가를 완료했다.
평가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심의분과소위원회는 총 18명의 심의위원을 선임해 구성했다. 국토교통부 중앙설계심의분과위원 2명도 참여했다.
심의 의결된 강남역ㆍ도림천ㆍ광화문 사업은 각각 6개월간 실시설계를 시행하고, 설계 경제성 검토(VE)와 실시설계 적격심의를 거쳐 본 공사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미 실시설계를 끝낸 우선시공분에 대해서는 다음달 공사를 시작한다. 강남역과 광화문은 환기수직구(강남역 : 반포IC램프 교통섬 녹지공간, 광화문 : 적선 버스 공영주차장)에 대한 가시설과 굴착공사를 우선 시행하고, 도림천은 유입부 정류지(보라매공원 남문(2호선 신대방역 인근))에 대한 가시설ㆍ굴착 공사와 수직구 5곳 가시설 공사를 우선 시행한다.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반복되는 기후재난에 대처할 핵심 인프라다. 실제 신월동 빗물터널 덕분에 지난 2022년 8월 기록적 폭우에도 양천구 일대에는 주택, 상가, 도로 침수가 없었다.
이 사업은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정책과도 맥락을 함께한다. 극한 호우가 발생하면 침수피해는 반지하 주민처럼 저지대에 거주하는 약자가 가장 먼저 입는다.
그러나 연내 착공까지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연초 최초 공고 당시 삭감된 공사비 탓에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가 없어 장기지연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오세훈 시장은 “정부가 재정집행을 통해 경기부양을 이뤄내길 원한다면 실제 사업을 집행할 파트너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부터 미리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고, 기획재정부와 협상 끝에 삭감된 공사비(14.08%)를 원상복구하면서 정상화 불씨를 살렸다.
서울시는 2단계 사업에도 착수했다. 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사당역과 한강로, 길동을 잇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2단계 타당성 검토 용역을 포함했다.
김창환 시 기술심사담당관은 “이상기후로 인한 도심 침수를 예방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진행되는 설계ㆍ공사 과정을 철저하게 검증ㆍ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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