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더 新공법 활용…“토목에 스마트 기술융합 구슬땀”
GBC 등 강남 ‘마이스’ 산업중심지로
교통영향평가 F등급 상습 정체구간
삼성교 확장 보도교에 ‘PR 거더’ 공법
안전성ㆍ미관형성 두토끼 잡은 신기술
동부간선道 램프교에 ‘DCB거더’
콘크리트 얇은 강재로 처짐 억재
강남방면 접근성 확 높아질 전망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 위치한 동부간선 진출램프교 시점부 전경. / 사진 : 서울시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공사현장을 보고 있으면, 향후 10년 안에 삼성동 일대가 천지개벽할 거란 확신이 듭니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잠실 돔구장, 제2의 코엑스 등이 조성되면 이 일대가 명실상부 강남 ‘마이스(MICE)’ 산업 중심지로 거듭나는 거죠. 그러니 늘어날 교통량에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지난 8일 삼성역 인근에 위치한 ‘국제교류복합지구 도로개선사업 2공구’ 건설현장에 20명의 견학생이 삼삼오오 모였다. 참가자들은 토목건축 관련 종사자와 학생, 서울시 공무원, 일반 시민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견학생들은 ‘삼성교 확장’, ‘동부간선도로 진출램프교’ 공사현장을 차례대로 둘러보며 공사 진행 상황과 건설 신기술 적용 사례, 스마트 안전기술 활용 등에 관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안전고리와 안전모 등 장비를 착용하고 25m 높이의 동부간선도로 신설 진출램프 교량에 직접 올라가기도 했다.
현재 서울시는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 199만㎡ 규모 부지에 마이스(MICE) 복합시설과 도심형 스포츠 콤플렉스, 생태ㆍ여가공간 등을 조성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는 현재 교통환경영향 평가에서 가장 낮은 F등급이 나오는 등 상습 정체 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견학 총괄 브리핑을 맡은 박상주 건설사업관리단장은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교통량 급증은 불 보듯 뻔하다”라며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도로개선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11월부터 시작된 사업은 올림픽대로ㆍ탄천동로 지하화, 동부간선도로 진입램프 신설, 봉은교ㆍ삼성교 보행로 확대 공사 등이 두루 포함된다. 공사비만 총 3705억원에 달하는데 모두 GBC 개발에 따른 현대차의 공공기여금으로 조성된다.
우선시공분에 해당하는 ‘삼성교 확장’과 ‘동부간선도로 진출램프교’ 공사에는 총 580억이 투입됐으며 내년 5월 시공 완료 예정이다.
곡선의 예술성…삼성교를 ‘걷고 싶은 다리’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 위치한 삼성교 신설보도교 측면 모습. / 사진 : 서울시 제공 |
“혹시 평소 보던 다리와 차이점이 느껴지시나요?” 삼성교 하부에 도착하자, 박 단장이 견학생들을 향해 물었다.
박 단장은 “삼성교 신설 보도교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건설 구조물을 떠받치는 들보로 사용된 곡선 형태의 ‘거더(girder)’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삼성교 확장’ 공사에는 건설 신기술인 ‘PR거더’ 공법이 사용됐다. 구조용 강관 상부와 하부에 보강재를 설치해 거더 단면을 자연스러운 곡선형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곡선의 거더는 진동이 비교적 적어 처짐 현상도 예방한다. ‘안정성’과 ‘미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한편, ‘삼성교 확장 공사’는 기존 왕복 8차로 교량을 양 끝단 보도 철거를 통해 10차로 확장하고, 상류와 하류에는 각각 보행교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렇게 시공된 삼성교는 시민들의 교통편의 증진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박 단장은 “공사가 끝나면 차량 유입은 더욱 용이해지고, 시민들은 코엑스와 잠실 돔구장 사이를 도보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근 탄천한강수변공원 조성사업도 동시에 진행돼 ‘걷고 싶은’ 다리로 거듭날 예정이다.
꽉 막히던 동부간선도로, 진출램프교로 유입 ‘차단’
‘동부간선도로 진출램프교’ 위로 올라가기 위해 견학생들이 워킹타워를 올라가고 있는 모습. / 사진 : 박호수 기자 |
삼성교 확장 공사현장을 지나 3분 남짓 걷자, ‘동부간선도로 진출램프교’ 신설 현장에 도착했다.
박 단장은 “동부간선도로 램프교 신설에는 ‘DCB거더’라는 신기술 공법이 활용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DCB거더는 영어로 Double Composite Box, 말 그대로 ‘이중합성’ 시공 기법이다”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특히 이 공법은 철강 보강재가 아닌 콘크리트를 사용해 얇은 강재를 사용해도 구조적 결함이 발생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처짐을 억제해 안전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견학생들은 계단 형상의 워킹타워(높은 곳에서 공사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하는 가설 구조물)를 이용해 약 5분 정도 이동 후 다리 위에 도착했다.
박 단장은 “우리가 서 있는 이곳 지점부 하부 플랜지 위에 콘크리트가 타설돼있다”며 “이 콘크리트가 부재에 전달되는 압축력을 받아줌으로써, 지점부 강성이 보강되는 원리다”라고 말했다.
향후 동부간선도로 램프교 신설을 통해서 강남방면 접근성은 확 높아질 전망이다. 이 램프를 이용하면 봉은교~탄천동로~삼성교로 우회하던 동선의 차량이 곧바로 삼성역 사거리 진출이 가능해진다.
그는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옆 강남경찰서 방향에서 바로 좌회전을 할 수도 있다”라며 “불필요한 교통 유입을 배제해 교통 체증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혁신 스마트 안전기술로 사고 원천 차단”
안전조끼 추락시 에어백 자동작동
이동식 CCTV 등 디지털 장비 소개
‘국제교류복합지구 도로개선사업’에 도입된 스마트 안전조끼. / 사진 : 박호수 기자 |
“건설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저희도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이날 현장에서는 다양한 스마트 안전기술 장비들도 소개됐다. 스마트 안전조끼, 고정식ㆍ이동식 카메라, 웨어러블 카메라(명찰형 보디캠), 중장비 접근경고 알림시스템 등의 장비를 하나씩 볼 수 있었다.
안전조끼(에어백)는 고소작업 중 추락 시 급격한 높이 변화를 센싱하여 에어백이 자동 작동하는 역할을 한다. 한 건설 관계자가 바닥을 향해 조끼를 던지자, 곧바로 에어백이 튀어 나왔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건설공사장 현장견학 단체사진(동의한 시민들만 촬영) / 사진 : 황은우 수습기자 |
박 단장은 “웨어러블 카메라는 기존 건설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액션캠과 달리 명찰처럼 착용해 두 손이 자유롭다”며 “영상녹화 및 실시간 스트리밍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장비 접근금지 알람 시스템도 도입했다. 장비 반경 7m이내에 사람이 접근하자, 장비가 이를 센싱하며 주의하라는 경고 알람을 지속해서 방출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견학이 만족스럽다는 의견을 내놨다. 설계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김모씨는 “직업 특성상 직접 현장에 나올 기회가 적은데,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간다”라며 “안전 관리 중 특히 이동식 CCTV가 인상 깊었다”라고 말했다.
시민 박모씨(52)는 “토목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음을 실감했다”며 “특히 과거 공사현장을 갔을 땐 지저분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 견학에서는 현장이 잘 정돈되어 있어 안전한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호수 기자 lake806@
최장주ㆍ황은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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