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이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는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3인 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이 제안한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 등이 표결로 결론난다.
지난 3월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입구 / 사진: 김호윤 기자. |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양측 표 대결을 통해 형제 측 인사가 대거 선임되면서 5대 4로 형제 측(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 유리한 상황이다. 3자 연합은 이번 정관 변경으로 5대 6의 우위를 점해 경영권을 다시 뺏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지분구조는 3자연합이 유리한 상황이다. 공시에 따르면 3자 연합(특별관계자 포함)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48.13%인 반면, 임종윤·종훈 형제 지분(특별 관계자 포함)은 29.7%다.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주총에서 의결된다면 현재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이 5대 4 정도로 우위를 보이는 이사회 구도가 5대 6으로 3자 연합 우위 구도로 역전된다.
하지만 정관 변경 안건이 부결되고 이사 후보 가운데 1명만 선임된다면 이사회 구도가 5대 5 동수여서 이사회 의사 결정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주주 의결권 3분의 2 동의(66.7%)를 얻어야 하는 정관 개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자 연합과 특별관계자 지분은 48.13%로 과반에 육박하지만 형제 측과 특별관계자 지분이 29.07%로 약 4% 추가 지분(33.4%)만 있으면 정관 변경을 저지할 수 있어서다. 정관 변경안이 부결될 경우 3자 연합이 추천한 이사가 1명 추가되면 양측의 이사 수는 5대 5 구도로 바뀌면서 사실상 이사회 기능이 마비된다.
이에 따라 양측의 표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자 연합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통한 경영 혁신을, 형제 측은 가업 승계를 통한 안정적 경영과 2028년 목표 매출 2조3267억원, 연평균 주주환원율 25%까지 확대 등을 각각 제시하며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한미약품그룹의 미래 경영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특히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이냐, 오너 일가 중심의 경영 체제 유지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경영권 분쟁은 한국 제약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창업 2세대 간 경영권 분쟁이라는 점에서 다른 제약기업들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또한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둘러싼 논쟁은 한국 제약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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