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국회 의안정보시스템ㆍ안정상 교수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인터넷서비스제공(ISP)’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통신업계가 ‘망중립성’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에선 ISP인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 수년간 망사용료 소송을 했지만, 정부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망중립성’ 원칙을 폐기했던 만큼, 글로벌 동향도 변화가 일 수 있어 정부도 입장정리를 할 수 있어서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신임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오는 13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정부가 통신업계를 만나 만나 글로벌 빅테크 망사용료 협상에 대한 입장 밝힐 지 주목된다. 망사용료 관련 주무부처는 방송통신위원회지만 방통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과기정통부가 나설 수 있다.
망 중립성은 ISP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트래픽을 많이 일으키는 콘텐츠제공자(CP)라도 추가 요금이나 속도에 차이를 둬서는 안된다는 원칙이다. 트럼프 후보는 2017년 집권 당시 망 중립성 원칙을 폐기했다. ISP들의 네트워크 투자 감소를 초래하고, 서비스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인 바이든 정부는 올해 4월 망 중립성의 원칙을 다시 부활시켰고, 법원 판결로 일시 중단된 상태다.
제22대 국회에는 두 건의 망무임승차방지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과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동 발의한 망무임승차방지법안이 제출돼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에서 구글의 트래픽 발생 비중은 28.6%로 국내 전체 트래픽 사용량이 가장 많다. 뒤를 이어 넷플릭스 5.5%, 메타(페이스북) 4.3%, 아마존 3.2%, 네이버 1.7%, 카카오 1.1, %애플 0.3% 순이다.
구글 유튜브 등은 망 이용대가 부담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미국에 망접속료를 내고 있다”면서 “인터넷 최초 접속 시 접속료를 냈다면 이후에는 어디든지 상호 접속하는 게 인터넷 시장의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들은 모두 망 이용대가를 부담하고 있다. 이외 해외사업자 중에도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물론 최근 국내 진출한 디즈니플러스, 애플TV도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올해 종합 국감에 출석한 김영섭 KT 대표는 “망 사용료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받으면 좋지만, 구글이라는 거대한 기업과의 힘 차이가 있다”고 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글로벌 CP의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캐시서버의 무상설치 및 망 이용대가 미수취 계약구조는 국내 ISP에 네트워크 증설을 위한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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