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공공임대주택 예산안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제공 = 참여연대> |
[대한경제=김국진 기자]예산은 깎고 공급은 늘리는 게 가능할까? 윤석열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얘기다. 시민단체는 터무니없는 공급예산을 과감히 증액해야 서민 주거안정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1일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에서 이런 내용의 ‘2025년도 공공임대주택 예산안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25년도 예산안 심의가 본격화된 이날 참여연대가 기자회견까지 자청한 이유는 현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예산 삭감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기후 재난으로 반지하, 쪽방, 비닐하우스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 거주하는 주거 소외계층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임대주택 예산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작년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까지 가세하면서 공공임대주택 선호 현상은 더 강력해졌다. 실제 공공임대주택 입주 경쟁률은 수천대 1까지 치솟고 있고 입주를 기다리는 대기기간도 늘어나는 상황도 참여연대는 지목했다.
이런 주거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정부 차원에서 내년도 공공임대주택 관련 예산을 파격적으로 늘려야 하지만 2025년도 공공임대주택 예산안을 보면 전년보다 15.4% 줄어든 13조9000억원만이 책정된 상태란 게 참여연대의 지적이다.
그렇다고 공공임대주택 공급목표를 조정한 것도 아니다. 정부는 내년도 공공임대주택 공급량 목표를 15만2000호로 잡았다. 이는 올해 목표량보다 3만7000호(32.2%) 늘어난 물량이다.
임대주택 유형별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매입임대주택 공급량 목표는 올해(4만호)보다 67.5% 늘어난 6만7000호이지만 예산은 45.1%(융자 3조6100억원→3조400억원, 출자 2조4600억원→2700억원)나 감소했다는 게 참여연대의 분석이다.
건설임대주택 공급목표 역시 올해보다 1만호 늘어난 4만호를 내년 목표로 잡았지만 예산은 6.8% 줄어든 상태다.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는 줄어든 장기공공임대주택 예산마저 제대로 집행하지 못해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회견에서 “내년도 예산 심의과정에서 매입임대주택 출자예산을 전년 수준으로 복원하고 늘어난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에 걸맞은 예산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한 비정상 주거 해소와 공공임대주택의 질적 개선을 위해서라도 에산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국진 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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