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서 있었던 ‘에너지 현지화 포럼’ 파트너십 행사에서 현대건설 김이철 알코바 지사장(왼쪽 세 번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현대건설 제공.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원대의 송전망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사우디 전력망 사업 진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건설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사우디 전력청(SEC)에서 7억2500만달러(한화 약 1조원) 규모의 ‘사우디 리야드-쿠드미 500㎸ 초고압직류(HVDC, High Voltage Direct Current) 송전선로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리야드-쿠드미 송전선로 건설공사’는 리야드에 위치한 PP14(Combined Cycle Power Plant 14) 발전소에서 남부 해안의 쿠드미 지역을 잇는 총 1089km의 초고압직류송전선로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쿠드미 지역에 인접한 369km의 1구간을 담당하며, 완공시점은 2027년 1월로 예정돼 있다.
초고압직류송전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AC)전력을 고압 직류(DC)로 변환해 목적지까지 송전하는 기술이다.
교류 송전에 비해 원거리 송전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적고, 안정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뛰어나 차세대 송전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1년 마디나-타북-아카바 500kV 송전선로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 네옴-얀부 525kV 송전선로 프로젝트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HVDC(고압직류송전) 프로젝트 중 일부다.
HVDC 2회선 송전선로 구조로 건설되는 사우디 리야드-쿠드미 송전선로 건설공사 위치도. / 사진=현대건설 제공. |
특히 이번에 건설되는 직류송전선로는 사우디에서는 최초로 도입되는 HVDC 2회선(Double Bi-pole) 송전선로 구조로, 전력량이 40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의 이번 수주는 지난달 사우디 에너지부가 주관한 ‘에너지 현지화 포럼(Energy Localization Forum)’에서 체결된 파트너십의 후속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 행사에서 현대건설은 △전력 △재생에너지 △석유ㆍ가스 △공급망·서비스 등 관련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전력망 확충을 위한 초고압송전망 구축을 담당키로 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설계ㆍ구매ㆍ건설 등 사업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Turn Key) 방식으로 수주함으로써 세계적인 기술력과 역량을 재입증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독보적인 전력망 시공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현대건설이 차세대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역대 최대 규모의 송전공사를 수주했다”며 “신재생에너지 그리드 산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초고압직류송전선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사우디에서 새로운 송전 역사를 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건설은 앞서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총 35건의 송전선로 프로젝트를 완수했으며, 현재 수행 중인 사업을 포함하면 현대건설이 건설하는 전력망은 총 2만 여㎞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향후 사우디는 물론 호주 등 신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는 한편 신재생 연계 전력망 사업에도 참여해 전력 인프라 입지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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