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오진주 기자] 해외에서 펄펄 날고 있는 K-푸드가 정작 안방에서 고전하고 있다. 내수 소비 불황이라는 악재에 발목잡힌 식품사들은 부진을 타개할 새로운 브랜드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12일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에 국내 식품사업 매출이 1조569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708억원) 대비 6%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이 1조4031억원으로 5%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웰푸드는 건·빙과 등 국내 사업을 통해 전년 동기(8955억원) 대비 1.7% 줄어든 87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수출부문 매출은 509억원으로 13% 증가했다.
매출이 줄어든 주요 카테고리는 빙과다. 내수 소비가 부진한 데다 긴 장마로 아이스크림을 찾는 사람들이 줄면서 올해 3분기 빙과 매출이 0.5% 줄어든 2224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 사업 실적만 보면 올해 3분기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5.5% 줄어든 50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수출로 올린 매출은 3.1% 오른 351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식품사들의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K-푸드의 주인공인 라면을 앞세워 유럽과 미국에서 호조세를 보이는 농심은 국내 법인 실적이 소폭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은 농심의 올해 3분기 국내 법인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26.1%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매출은 2.5% 증가한 6360억원을 전망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판촉비 등 비용이 증가해 영업마진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투자증권도 오리온의 영업이익이 1404억원으로 0.2% 줄면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국내 매출 감소는 올 상반기까지 오른 식품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부자재료 가격과 생산비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식품사들은 내년까지 외식을 내식으로 돌릴 수 있는 신제품 출시로 반등의 계기를 만들겠단 전략이다.
롯데웰푸드는 건강지향 브랜드 ‘식사이론’의 가정간편식(HMR) 라인업을 내년까지 더 늘리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노 슈가(무설탕, No Sugar)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프로틴과 프로바이오틱스 등으로 헬시 플레저(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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