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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자재 가격 디커플링 심화]① 철근값 반토막, 레미콘 신고가…업계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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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14 06:20:27   폰트크기 변경      

철근 가격, t당 135만원→70만원

레미콘 출하량 감소에도 가격 우상향


올해 철근 수요량은 평년 1000만t에서 대폭 감소한 750~850만t 수준으로 전망된다. 


[대한경제=서용원 기자]건설의 대표 기초자재인 철근ㆍ레미콘의 가격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철근 가격은 생산원가를 위협할 만큼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반면, 레미콘 가격은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상황에서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업계의 희비도 교차하고 있다. ▶관련기사 14면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철근 평균 마감가격은 t당 70만원으로 기록됐다. 마감가격은 제강사에서 대리점에 넘기는 1차 유통가격이다.

올해 1월 t당 80만원으로 출발한 마감가격은 등락을 거듭했지만, 전체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6월에는 t당 67만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는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미국ㆍ중국 간 패권경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붕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잿값 상승,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고물가ㆍ고금리 등 그동안 각종 시장 변수에 따른 가격상승분을 모두 토해내고 4년 전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t당 135만으로 역대 최고가를 찍었던 2021년 5월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사실상 반토막 났다.

사실 철근은 철스크랩(고철)ㆍ전기요금 등 생산요소에 기반을 둔 기준가격이 중심이 돼 움직인다. 이날 기준가격은 t당 91만4000원으로, 유통사로 넘기는 마감가격이 오히려 20만원 이상이나 싼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강사들은 유통사에 철근을 판매하면서 기준가격에 8만원을 올려 받았다.

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 1군 제강사는 공장 휴동을 통한 감산, 순환 근무, 야간 생산, 재고 정리 등 가격방어에 온갖 방안을 동원하고 있지만,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지난 9월 평균 마감가격이 t당 81만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주저앉았다. 2군 제강사들이 할인판매 등으로 가격을 끌어내린 탓으로 보인다. 

실적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 이상 급감했고, 동국제강도 80% 가까이 줄었다. 철근 부문만 떼어내 본다면 손실을 기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심지어 올해 수요량은 평년 1000만t가량보다 대폭감소한 750~850만t 수준으로 전망된다. 제강사 관계자는 “재료ㆍ인건비ㆍ전기요금 등 생산원가는 계속 올라가는데, 판매가격은 생산원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바닥을 기고 있다”면서, “건설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계에 몰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레미콘은 같은 수요감소 속에서도 가격만 따진다면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레미콘 출하량은 1억3583만㎥로 2022년(1억4134만㎥ ) 대비 3.9% 감소했다. 이는 2012년(1억2826만㎥) 이후 최저치다.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레미콘 가격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수도권 기준 ㎥당 2022년 8만300원, 2023년 8만8700원에 이어 올해는 9만3700원을 받고 있다. 매년 신고가 경신이다. 서울 사대문 안은 여기에 ㎥당 1만원이 추가된다.

이에 대해 레미콘업계는 시멘트 가격상승, 양질의 골재 부족, 삼표 성수공장 폐쇄, 인건비ㆍ운반비 상승 등 생산요소를 둘러싼 주변의 환경변화가 단가를 끌어올리고 있을 뿐, 실속은 없다고 주장한다. 실례로 광주 화정동, 인천 검단 등 연이은 붕괴사고 후 콘크리트 강도 확보 차원에서 레미콘 제조 시 시멘트를 추가해 달라는 현장의 요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레미콘 제조사 관계자는 “레미콘 단가 상승은 생산원가 상승이 반영된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며, “철근과 같은 수요감소 속에 레미콘 제조사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강사처럼 손실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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