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음주 뺑소니’ 사건으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 사진: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26부 최민혜 판사는 1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ㆍ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최 판사는 “김씨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피해자 운전 택시를 충격해 인적ㆍ물적 손해를 발생시켰음에도 무책임하게 도주한 데서 나아가 매니저 등에게 자신을 대신해 허위로 수사기관에 자수하게 했다”며 “초동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고, 경찰 수사력도 상당히 낭비됐다”고 질타했다.
특히 “김씨는 객관적 증거인 폐쇄회로(CC)TV에 의해 음주 영향으로 비틀거리는 게 보이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 5월9일 오후 11시44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승용차를 몰고 음주운전을 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도로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나고, 약 50분 뒤 매니저 장모씨에게 대신 자수시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씨는 사고 3시간 뒤 김씨의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운전을 했다며 허위로 자수했고, 김씨는 사고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던 김씨는 사고 열흘 만에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해 김씨를 검찰에 넘겼지만, 결국 기소 단계에서는 빠졌다.
앞서 경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정지 수준인 0.031%로 판단했다. 반면 검찰은 김씨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역추산만으로는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때문에 김씨 사건이 알려진 이후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경찰의 음주 측정을 방해할 목적으로 술을 더 마시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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