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여성의류 매장에서 고객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성장세가 둔화한 국내 백화점 3사가 겨울 행사로 반전을 노린다. 늦더위 탓에 3분기 부진했던 의류 판매 실적을 이번 행사에서 상쇄해야 연간 매출 증가도 노릴 수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ㆍ신세계ㆍ현대백화점이 15일부터 일제히 겨울 할인 행사를 시작한다. 3사는 겨울옷 행사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확대했다. 참여 브랜드나 할인 혜택도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했다.
롯데백화점 행사에는 6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겨울 의류는 전 상품을 최대 50% 할인한다. 무신사 스탠다드 등 10∼20대 사이에서 인기인 패션 브랜드 80여 개가 참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 대상으로 최대 20%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정상 판매가격에서 이미 할인이 적용된 아울렛 상품은 추가 할인이 적용된다.
신세계백화점은 500여 개 브랜드와 전국 13개 점포에서 할인 행사를 펼친다. 지난해보다 물량을 20% 이상 확대하고, 인기 아동복까지 행사 품목에 추가했다. 모피 브랜드는 70% 할인하고 편집숍인 분더샵에서는 단독 판매 브랜드 상품을 최대 40% 저렴하게 선보인다. 겨울 의류뿐 아니라 침구류도 행사 대상이다.
현대백화점은 300여 개 브랜드 상품을 모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60% 저렴하게 선보인다. 110여 개 패션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면 구매 금액당 최대 10%까지 현대백화점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기존 증정률(5%)보다 두 배 키웠다. 아울렛에서는 패딩과 코트류를 최초 판매가 대비 30∼70% 할인하는 가격에서 최대 20%를 추가 할인한다.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에서도 최대 반값에 겨울 의류를 판매한다.
백화점 3사가 나란히 겨울 정기 행사 규모와 할인율을 키운 것은 올해 누적 매출 성장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1∼3분기 누적 국내 매출은 2조32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0.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793억원에서 2252억원으로 19.4% 빠졌다. 신세계백화점(1조9254억원)과 현대백화점(1조7738억원)은 각각 지난해보다 3.7%, 1.5% 늘었지만, 최근 3년간 10%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폭이 크게 꺾였다.
백화점들은 금액대가 큰 겨울 의류 상품 판매에 기대를 걸면서도 내수 소비가 부진한 상황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올해 초 신년 행사를 진행했던 기간에도 의류 상품군 매출이 지난해보다 역신장하거나 1∼2%대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날씨도 문제다. 행사를 시작하는 15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이 20도로 예고돼 있다. 다음 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긴 하지만 낮에는 10도를 웃돈다.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기상 전망에 따르면 올해 11월, 내년 1월은 평년보다 따뜻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인 소비 여력이 감소해 가성비 의류 브랜드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지만, 겨울 의류는 가성비 기준으로 선택하지 않는 품목이라 행사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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