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 / 사진 : 연합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기업의 조직문화와 직원들의 삶을 파괴한 무거운 범죄다.”
태광그룹 계열사 노동조합협의회(이하 노조)가 부당대출 지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이 그룹 경영을 맡는 동안 직장 갑질과 인사 전횡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13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빌딩 앞에서 김 전 의장이 각종 비위 행위로 조직문화를 파괴했다며 그에 대한 구속과 엄벌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은 태광산업ㆍ흥국생명ㆍ흥국화재 노동조합, 고려ㆍ예가람저축은행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이 함께 발표했다.
박영대 태광산업 석유화학 노조 위원장은 “김 전 의장의 비인격적 막말과 욕설은 회사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며 “그의 폭압과 갑질에 시달리다 회사를 떠난 임직원이 헤아릴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김기유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태광그룹이 거듭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호성 태광산업 금속일반 노동조합 위원장은 태광산업ㆍ대한화섬 소유의 울산 스판덱스 2공장 철거 공사를 거론하며 “지인 업체에 공사를 몰아주면서 공사비는 수십억 원 부풀린 반면 고철은 반값도 안되는 헐값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특히 다른 철거공사에서 나오는 고철도 싸게 달라는 지인의 요청을 받고 30억원이나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고 비판했다.
흥국생명 노조도 김 전 의장의 폭언과 갑질, 이에 따른 직원들의 고통을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의 비위 행위로는 △명분 없는 인사제도 도입 △무차별적 징계 남발 △예고 없는 대규모 인력 감축 △경영성과급 미지급 △대규모 임원 강제 해임 등을 꼽았다.
김 전 의장은 지인인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 이모씨의 청탁을 받고 지난해 8월 당시 그룹 계열사인 고려ㆍ예가람저축은행 이모 대표에게 150억원 상당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태광그룹의 외부 감사를 맡은 한 로펌의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올해 7월 이씨와 이 전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다. 김 전 의장은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이 2011년 구속된 뒤 그룹 ‘2인자’로 활동해왔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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