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연준 금리인하 가능성 더 커졌으나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 1년만에 최고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전날 발표된 미국 10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졌으나 트럼프 트레이드의 영향으로 강달러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2.6%, 근원 물가상승률은 3.3%로 전월 수준을 유지하며 모두 예상치에 부합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는 “CPI가 예상에 부합해 연준이 기존 금리인하 경로를 진행해도 된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예상대로 12월에도 금리를 내리면 미국 단기 채권금리가 하락하고 장기금리 역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난한 CPI 결과에도 불구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경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6.7선을 넘어서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도 1400대까지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1405.1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장 초반에는 환율이 1410.6원까지 뛰면서 지난 2022년 11월7일(1413.5원) 이후 장 중 고가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었다.
환율이 1400원 선까지 오른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7년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때가 유일할 정도로 현재 환율 변동은 과도한 상황이다.
이에 외환당국도 결국 구두개입에 나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미국 신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와 세계경제 성장·물가 흐름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관계기관의 24시간 합동점검체계를 중심으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전했다.
관계기관에는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른 공조·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엔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을 기존 1345원에서 1385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진 단기적 미국 대선발 강달러의 영향권이 예상된다”며 “달러화의 힘이 빠지기 전엔 뚜렷한 하락 재료도 없어 하방 경직성도 강한 만큼 내년 환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원화 뿐만이 아니라 달러를 제외한 주요국 통화들의 가치가 모두 절하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엔·달러 환율이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155엔을 돌파했다.
한편, 한국시간으로 14일 밤에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이는 CPI처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공급 측면의 물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하 경로를 한번 더 점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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