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방문객들이 넥슨의 지스타 출품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이계풍 기자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아, 또 죽었다!”
여러 방향에서 날아오는 적들의 공격을 피하며 반격을 시도하지만, 스테미나 관리에 실패해 또다시 캐릭터가 쓰러졌다. 하지만 이내 다시 일어나 도전을 이어간다. 실패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손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지스타 2024’의 넥슨 부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시연하는 관람객들의 탄식과 환호가 교차했다. 개막 한 시간 만에 100명이 넘는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카잔은 넥슨의 대표 IP(지식재산권)인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세계관을 기반으로 개발한 하드코어 액션 RPG(역할수행게임)다.
20주년을 맞은 이번 지스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역대 최대 규모인 3359개 부스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7년 만에 메인 스폰서로 복귀한 넥슨은 300부스, 500여 대의 시연기기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넥슨은 이날 카잔 외에도 ‘슈퍼바이브’,‘프로젝트 오버킬’, ‘환세취호전 온라인’ 등 게임 4종을 시연하고, 1종의 게임 영상을 선보였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이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넷마블 제공 |
이날 행사장에는 반가운 얼굴도 등장했다. 5년 만에 지스타를 찾은 넷마블ㆍ코웨이 방준혁 의장이다. 전날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로 대상을 수상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방 의장은 “게임은 이제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트랜스미디어로 진화해야 한다”며, “하나의 이야기나 세계관이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연결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새로운 시도들이 눈길을 끌었다.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AI 기술로 게임 속 NPC(Non Player Character)를 진화시켰다. ‘한국판 심즈’로 불리는 이 게임에서 NPC들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며 실제 사람처럼 행동한다.
야외 부스에 마련된 ‘마법소녀 루루핑’도 화제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앙칼진 고양이! 앗! 눈이 부셔!”라는 다소 민망한 주문을 외쳐야 하는 이 게임은 AI 음성인식 기술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넷마블은 올해 드라마 ‘왕좌의 게임’ IP를 활용한 ‘킹스로드’와 ‘몬길: 스타 다이브’를 선보였다. 특히 ‘몬길’의 여주인공 ‘베르나’ 코스프레 쇼는 관람객들의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게 만들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스타는 단순한 게임 전시를 넘어 문화 축제로 진화하고 있다”며 “AI 기술과 IP의 확장성이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해마다 수학능력시험날 개막하면서 ‘수능 필수코스’가 된 지스타는 오는 17일까지 계속된다.
‘지스타 2024’가 열린 부산 벡스코 전경. 사진: 이계풍 기자 |
부산=이계풍 기자 kple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