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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보다 최악… 면세점 업계, 실적 바닥에 희망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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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15 13:38:23   폰트크기 변경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점. /사진: 신세계디에프 제공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면세업계가 하늘길이 막힌 펜데믹 시기보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하자 몸집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비용을 줄이고 면세점 입점 브랜드 다각화, 신사업 추진으로 매출도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공항 면세점의 임대료와 수수료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로 했다. 신세계디에프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015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코로나19 발생 시기에도 희망퇴직 없이 위기를 넘겼다.

동시에 유신열 대표이사를 포함해 임원진은 이달부터 급여 20%를 반납한다. 유지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수익성 개선 방안을 논의한 첫 결과물이다.

롯데면세점도 지난 5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7월부터는 전 임원이 급여 20%를 자진 반납했다. 종료 시점은 미정이다. 국내 시내면세점 중 가장 규모가 큰 월드타워점 매장 규모도 줄였다.

HDC신라면세점도 8월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결손금과 부채가 쌓이면서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내년 말까지인 시내면세점 면허가 종료되면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른 국내 대표 면세사업자인 호텔신라, 현대면세점은 아직 희망퇴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이 악화한데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아 선제 대응 차원에서 비상경영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면세업계가 연이어 비상경영에 돌입할 만큼 경영 실적이 참담하다.

올해 3분기 롯데, 신라, 현대,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면세사업자가 일제히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펜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 3분기 이후 4사가 모두 영업적자를 낸 것은 처음이다. 롯데면세점은 2023년 3분기 적자 전환한 후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영업손실만 922억원이다. 신세계디에프도 3분기 162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펜데믹 시기에도 흑자를 기록했던 신라면세점도 3분기에는 영업손실 38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면세점은 2018년 창사 이후 지난해 3분기 첫 흑자를 낸 후 다시 적자 전환한 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엔데믹 이후 하늘길이 열렸는데도 면세업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관광 행태가 급변한 영향이 크다. 펜데믹 이전 국내 면세사업자의 핵심 고객은 중국인 단체관광객과 보따리상이었다. 여행업체 등이 이들을 유치해 오는데 제공하는 송객수수료까지 높여가며 경쟁이 심해졌는데도 매출과 영업이익 신기록을 써나갔다. 펜데믹 시기에는 송객수수료를 낮추며 자정작업에 나섰고, 공항면세점은 임대료와 특허수수료 경감 또는 유예 조치 덕에 수익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1∼9월 누적 방한 외국인이 1214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93.8% 회복됐는데도, 같은 기간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은 692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절반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품목이 다양한 시내 올리브영이나 다이소에서 쇼핑을 즐기고 카페, K-팝 댄스나 메이크업 체험 등을 즐기는 관광으로 바뀐 여파다. 오히려 방한 외국인이 늘면서 이용객에 비례해 책정하는 공항면세점 임대료 부담만 늘었다.

면세업계는 시내면세점에 K-뷰티ㆍ패션 인기 브랜드를 확충하고 신사업 추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란 입장이다. 신라면세점만해도 3분기 국내 시내점 매출이 8.2% 늘었지만, 공항점 매출이 5.7% 줄었고 인천공항 임차료 부담도 크게 작용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올해 개별관광객 매출이 30%가량 늘었는데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도 임차료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의 최대 고객이 중국 단체 관광객, 보따리상이기 때문에 중국 내수 경기 회복에 달렸다”며 “공항면세점 임대료 부담이 늘었고, 성수기 프로모션 지출만큼 중국 보따리상 수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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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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