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정회훈 기자] 김중희 KN글로벌 회장은 TBM(터널보링머신)의 선구자이자 터줏대감이다. 사실상 국내 TBM 시장을 개척했고, 관련기술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번 인터뷰에서 “회사 자랑은 싫다”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TBM 관련 이야기는 술술 풀어냈다. TBM과 함께한 KN글로벌 30년을 숫자로 정리했다.
1 = 일죽에 국내 첫 TBM 제작공장을 설립(2009년 10월)하고 국산화를 이뤄냈다. 내경 1800㎜짜리 국산 1호기는 한강 하저 1.2㎞ 굴착(한강하류권 급수체계 구축 1차 6공구)에 투입됐다. 이후 지금까지 내경 5100㎜짜리를 포함해 11기의 TBM을 제작ㆍ시공했다. 올해 6월 동아지질이 제작공장을 짓기 전까지 국내에서 TBM을 제작ㆍ시공하는 곳은 KN글로벌이 유일했다.
3 = 김 회장은 “지금까지 3차례 위기가 있었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2012년 원청사 부도로 인한 위기는 뼈아팠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2010년 신축한 잠실 사옥까지 매각해야 했다.
5 = 1994년 2월 회사 설립 당시 직원수다. 30대 후반이었던 김 회장은 수주영업ㆍ시공관리ㆍ회사경영을 모두 도맡아 했다. 현재 직원수는 200명으로 불어났다.
30 = 업력. 중소 제조업체의 평균 수명이 12.3년임을 감안하면 2배를 훌쩍 넘겼다. 지난달 2일 사옥 이전과 사명을 변경하면서 50주년을 향한 첫걸음을 뗐다. 건설뿐 아니라 제조ㆍ금융ㆍ유통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54 = 보유 특허수. 기술개발을 강조하는 김 회장의 경영철학을 증명한다. 이 가운데 곧 상용화를 앞둔 TNPS(방호쉴드를 이용한 TBM 파일롯 & NATM 확대 동시굴착공법)공법은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기존 공법 대비 진동은 절반으로 줄이면서 공사기간은 22%, 공사비는 55%를 절감시킨다.
80 = TBM으로 굴착한 누적 연장(80㎞). 전력구ㆍ가스주배관ㆍ하수터널ㆍ지하철 등 100건에 가까운 공사를 수행하면서 독보적인 실적을 자랑한다. 이 같은 공로로 김 회장은 2015년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고, 2017년에는 대한전문건설협회 토공사업협의회 제11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300 = 회사 설립 이래 얼마 전까지 유지한 부채비율(300%). 기술ㆍ장비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주처로부터 부실기업이라는 오해도 샀지만, 내막을 알고 난 뒤에는 오히려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 최근 부채비율은 200%로 내려왔다.
1419 = 지난해 매출액(1419억원). 덕분에 중견기업으로 올라섰다. 올해는 1600억원으로 추정되며, 내년에는 2000억원이 목표다. 회사 볼륨이 커지면서 직원들에 대한 복지도 확대됐다. 육아수당, 초중고 입학금, 대학학자금, 장기근속자 포상 및 부부동반 해외여행, 명절 가족행복 지원금, 가족 생일기념 축하 등 대기업 부럽지 않을 정도다.
10400 = 지난해 11월 인수한 휴스코 당진공장 부지 면적(1만400평). 올해말 일죽공장(3500평)을 당진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정회훈 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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