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CJ올리브영 PLCC. /사진: CJ올리브영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가 요즘 대세인 유통 채널을 검증하는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다. PLCC는 카드사가 특정 기업 또는 브랜드와 협력해 발행하는데, 카드사가 브랜드 충성고객을 카드 고객으로 확보할 목적으로 수수료 부담을 감수하기 때문이다.
18일 CJ올리브영은 현대카드와 PLCC ‘올리브영 현대카드’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CJ올리브영이 PLCC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카드와 CJ올리브영은 지난 5월 파트너십을 맺고 PLCC 출시를 기획해 왔다.
CJ올리브영이 현대카드와 PLCC를 선보이면서 다시 한 번 헬스앤뷰티 분야 1등을 입증하게 됐다. 현대카드는 2015년 처음 PLCC를 선보이면서 각 분야 1등 기업과 제휴한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현대카드가 출시한 PLCC 역사가 유통 트렌드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현대카드의 첫 PLCC 주인공은 이마트였다. 2010년대 들어 대형마트 전성시대가 펼쳐지면서 이마트는 최초로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성장세가 가팔라지자 2015년 이마트 PLCC가 탄생했다. 기존 이마트 제휴카드보다 포인트 적립률이 높아 가입 고객도 많았다.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일 지정 등 규제에 밀리자 반대편에서는 창고형 마트인 코스트코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코스트코는 2019년 회계연도에 매출 4조원을 돌파했고 다음해에는 매출 5조원을 넘으며 급성장했다. 현대카드는 2019년 2월 코스트코 PLCC를 내놓고 대형마트에서 창고형 마트로 유통 대세가 이동했음을 증명했다.
펜데믹이 덮친 2020년 현대카드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와 손을 잡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 이용이 폭증하던 시기였다. 배달앱 중 PLCC를 선보인 곳은 우아한형제가 처음이었다. 올해에는 추가 카드도 내놨다. 수수료 등 논란이 많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같은 시기 무신사와도 PLCC를 선보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무신사가 패션 플랫폼으로 변화하면서 연매출이 51% 증가하고 기업공개(IPO)까지 논의되던 시점이었다.
마침내 2024년에는 CJ올리브영과 PLCC를 내놨다. 국내 전 유통채널 중 CJ올리브영의 연간 매출 신장률이 30%대에 달하며 가장 크기 때문이다. 2022년에서 2023년 사이에는 매출이 39% 뛰었다.
현대카드가 PLCC로 제휴사와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자 경쟁 카드사도 뛰어들었다. 이들 역시 유통 채널 중 대세인 곳들과 손을 잡았다. 국민카드는 쿠팡과, 신한카드는 GS리테일과 PLCC를 선보였다. 쿠팡 PLCC는 1년 만에 100만 장이 발급됐다. GS리테일 PLCC는 올해(1∼10월) 발급 전 1개월과 비교해 결제 금액이 GS25(32.5%), GS더프레시(43.5%), GS샵(55.7%) 등 전 사업군에서 고르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PLCC를 발행하는 것만으로도 플랫폼 지위를 인정받는 셈”이라며 PLCC 운영으로 확보한 데이터를 카드사와 함께 분석하면서 마케팅을 고도화 할 수 있고 제휴사간 협업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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