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정부는 지난 2011년 국가 간 건축사자격 상호인정과 국가경쟁력 확보를 명분으로 건축사법을 대폭 개정했다. 개정안에 담긴 건축학교육 인증제도의 골자는 △건축학 인증(5년제 과정) △실무수련 인정(3년) △건축사 자격시험 및 실무교육(계속)이라는 엄격한 체계 도입에 있다.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KAAB)은 2005년 대한건축학회,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등 3개 단체가 주축이 되고 국토교통부와 교육부가 참여해 설립됐다.

국내 건축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나서 건축설계의 전문지식과 산업구조의 이해를 바탕으로 국제수준의 건축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인증제도의 등장으로 교육과정의 변화도 뚜렷해졌다. 기존 4년제 중심이던 건축교육은 건축학과(5년제)와 건축공학과로 분리됐다.

건축학과는 설계 교육을 중심으로 역사, 이론, 환경 디자인부터 구조, 설비, 시공까지 통합적 설계가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한다. 반면 건축공학과는 구조, 시공, 재료 등 기술적 측면에 중점을 둔다.

성과도 있었다. KAAB에 따르면 인증대학 졸업생의 약 85%가 건축사사무소 등에 취업해 실무수련자로 등록됐으며, 매년 약 500명 이상이 건축사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KAAB는 올해까지 약 3만5000명의 졸업생이 배출됐으며, 매년 약 2000여명의 신규 인력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현장과 동떨어진 제도 운영이다. 이정형 중앙대 건축학과 교수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건축 관련 학과를 개설한 대학은 194개교에 달하지만, 이 중 건축학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69개교(35.6%)에 불과하다. 건축학 인증대학 재적학생 수도 전체의 21.5%에 그치고 있다.

현재 2ㆍ3ㆍ4년제 대학 졸업자가 건축사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인증받은 5년제로 편입하거나 건축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해야 한다.

이마저도 올해 기준 인증받은 건축전문대학원이 건국대, 동국대, 인천대 등 3곳에 그쳐 진입문이 좁다는 지적이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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