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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진솔 기자] 지난 17일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개설 1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수익원 다각화에 열중하는 증권사들의 마케팅이 활발하다.
증권사 대신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는 비슷한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한 만큼, 퇴직연금 편입 등 ETN 투자의 대중화를 기대하면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N 시장은 지난 2014년 11월 17일 6개 발행사가 지표가치 총액 4661억원의 10개 종목으로 개설돼 전일 기준 10개사, 16조4824억원, 406종목으로 성장했다.
당초 증권사들은 에너지(원유·천연가스)와 금속(금·은·구리), 농산물(밀·옥수수·콩) 원자재나 통화(달러·엔·위안)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성장해 왔다.
최근에는 인도 루피, 멕시코 페소 등 투자 기회가 제한된 대상으로 기초자산을 확장하거나 1.5배, 3배 등 채권 레버리지 투자 방식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가장 최근에는 정부의 한국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 해소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테마 상품도 출시됐다.
상품 차별화뿐 아니라 브랜딩이나 이벤트를 통한 마케팅도 적극적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ETN 브랜드명을 기존 ‘트루(True)’에서 ‘한투’로 변경했으며, NH투자증권도 올해 6월 ‘큐브이(QV)’에서 ‘엔투(N2)’로 리브랜딩했다.
유사한 ETF 시장에서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브랜드명을 ‘킨덱스(KINDEX)’에서 ‘에이스(ACE)’로 바꾸면서 리브랜딩이 연이어 이뤄진 바 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은 한국거래소와 함께 ETN시장 개설 10주년 기념 퀴즈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거래소와 ETN 발행사의 공동 퀴즈 이벤트를 통해 ETN 시장과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제고를 위해 이벤트를 진행했다”며 “KB ETN 브랜드의 인지도 제고와 ETN 시장의 저변 확대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ETF와 마찬가지로 당장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발행어음과 같이 증권사의 신용에 기반한 상품으로, 증권사에 신용위험이 발생할 경우 원금 손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위험 상품 우려에 퇴직연금 편입 논의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고 있다.
보수에 대한 우려도 있다. ETN은 총보수(제비용)이 평균적으로 ETF보다 높은데, 이는 ETF 총보수에 지수사용료, 결제수수료 등 다양한 비용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투자상품의 경우 스왑 비용 등이 있어 실제 수익률을 따져보면 ETN이 저렴할 수 있다”며 “기초자산 수익률과의 괴리율 측면에서도 ETN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괴리율의 경우 ETN은 기초자산을 그대로 복제하므로, ETF와 달리 추적오차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지표가치는 기초자산과 동일하게 움직이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되는 주식과 같이 가격에는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김진솔 기자 real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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