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화투자증권 제공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특별 리밸런싱(구성종목 변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통신주가 편입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편출이 이뤄지지 않아 밸류업을 역행한 기업이 잔류한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지수는 오는 12월20일 구성종목 특별변경을 추진한다. 신규 편입 심사 대상은 다음 달 6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이행한 기업이다. 당초 매년 6월 리밸런싱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9월24일 지수 공개 후 최근 2년간 적자를 기록한 SK하이닉스가 구성종목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벌써 밸류업 지수 추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종목을 점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현재까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LG전자와 KB·하나·BNK·JB금융지주인 금융주, SK텔레콤·KT인 통신주 등 33개 종목을 꼽았다.
밸류업 1호 예고공시 기업인 KB금융은 올 연말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를 초과하는 자본을 내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기로 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13.5%가 넘는 자본도 하반기에 주주환원 재원으로 쓴다. KB금융 밸류업 계획에 A+학점을 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대기업은 KB금융으로부터 밸류업 기초부터 배워야 한다”고 평했다.
통신3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공시를 한 SK텔레콤은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연결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키로 했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밸류업 지수에 어떤 통신사도 포함되지 못했다”며 “올해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도입된 첫해로 당사는 공시 취지를 고려해서 명확한 어떤 현황 분석과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를 통해서 회사가 투자자로부터 합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리밸런싱은 상장지수펀드(ETF) 등 밸류업 지수 연계 상품 운용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편출 없이 편입만 실시한다. 이에 일각에선 2조5000억원 규모의 기습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밸류업 취지를 훼손한 고려아연이 제외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관련 실질 유동물량 대비 비중이 높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글로벌 지수 대비 유동성 익스포져가 확대될 우려가 존재한다”며 “종목 유동성의 한계를 감안한 지수 편출이나 최소한의 유동비율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출 없이 편입이 이루어지는 경우 지수 종목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각 종목에 배정되는 비중은 전반적으로 줄어든다”며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과 함께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업 지수 입장에서 투자 요인이 줄어들 수 있다. 밸류업 지수 선물 약정이 부진한 점도 다소 아쉽다”고 설명했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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