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1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2024 주요 20개국(G20) 브라질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선언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건전재정’ㆍ‘플라스틱 감축’ㆍ‘인공지능(AI)’ㆍ‘무탄소에너지’(CFE) 등 4대 의제가 반영됐다.
총 85개 항으로 구성된 이번 G20 정상선언문에 우리나라가 강조ㆍ제시했던 4개 주제가 주요 항목에 반영됐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8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제안한 내용은 △각 나라의 건전 재정 확보 노력 촉구(제5항) △25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회의’의 시사점을 반영한 플라스틱 감축 노력(제58항) △포용ㆍ안전ㆍ혁신 원칙에 입각한 AI 사용ㆍ개발(제77항)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CFE 확대를 통한 국제적 연대 심화(제42항) 등이다.
제7항에는 모든 당사자의 국제법상 원칙 준수 의무도 명시됐다. 북한군이 파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여러 분쟁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G20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전쟁과 모든 무력 분쟁이 인간의 고통을 가중시키면서 심각한 인권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재집권을 전후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는 국제사회의 고심도 선언문에 반영됐다.
G20 정상들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비차별적이고 공정하며,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공평하고 지속 가능하며 투명한 다자무역 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교역을 둘러싼 도전에 대응하고 효과적인 분쟁 해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가치외교에서 ‘실리외교’로의 기조 전환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처음부터 국익을 추구하다 보니 평화를 사랑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나라와 먼저 협력이 자연스럽게 됐고, 그런 점에서 한미동맹을 통해서 전쟁을 막아 왔고 안보를 확보해 왔다”며 “최대의 통상 파트너인 중국과도 충분히 투자와 협력을 하고 기업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떤 문제에 대해선 동맹국인 미국과 가장 깊이 먼저 논의해야 하는 현안이 많을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호혜적으로 한중 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우 글로부’, ‘폴랴 지 상파울루’ 등 브라질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미중 양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기본축으로 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중국과 계속 소통하고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G20 정상회의 제1세션은 윤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의 북러 협력에 대한 규탄과 격론이 벌어지며 예정 시간을 두시간 넘긴 오후에야 끝났으며, 제2세션에서도 독일, 일본 등 각국 정상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당초 예정된 윤 대통령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별도 양자 회담이 모두 취소됐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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