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왼쪽)이 19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소관 내년 예산에 대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여야는 1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실ㆍ경호처의 2025년도 예산안 삭감을 두고 격돌했다. 야당은 최근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의 군 골프장 방문 논란을 고리로 공세를 펼치며 대통령실 예산안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대통령은 골프치면 안 되나”라며 맞섰다.
운영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인권위원회와 대통령실 등 소관 기관을 대상으로 예산안 심사를 진행했다. 대통령실에서는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이 출석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에서 “(대통령경호처가) 무슨 낯짝이 있어서 예산을 더 올려야 한다고 하냐”며 “증액은커녕 있는 예산도 다 삭감해야 된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또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취재하던 기자가 입건된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을 호위하기 위해서 국민이든 기자든 상관하지 않고 다 입을 틀어막아 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은 부천 호텔 화재 사고로 인한 추모 기간에 골프를 치셨다”며 “고위공직자가 이때 골프를 왜 쳤나. 옳다고 생각하나”라고 따져물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이 외교 차원이라는 대통령실의 설명도 문제 삼았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상식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예견했거나 또는 그 실세들을 관리했거나 대비했던 게 별로 안 보이는데 설명은 이상하게 하니까 문제를 삼는 것”이라며 “점 보니까 트럼프가 될 걸 4개월 전부터 예상하고 대비했다고 하면 온 국민이 이해한다. 여기는 원래 점 보는 집단이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여당은 윤 대통령을 적극 엄호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국민들이 많이 하고 있는 활동인데 대통령께서 골프를 한번 쳤다는 것이 큰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며 “경호처에서 대통령을 경호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강명구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후에 민주당이 정부 예산을 대대적으로 삭감하고 있는 것 같다. 일종의 분풀이”라며 야당을 향해 반격했다.
강 의원은 “어느 정부에서도 골프 문제가 이렇게 비난의 대상이 된다든지 아니면 정쟁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고 알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의 골프 거짓말을 물타기 하기 위해서 대통령 골프 연습을 비판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대통령의 테니스든 골프든 스포츠 활동은 보통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정무수석은 “만약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 대통령을 초치해서 같이 라운딩을 하자고 했을 때 골프를 전혀 못 치시는데도 라운딩에 응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그것도 골프에서는 결례”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은 골프 현장 취재기자 입건에 대한 야당의 지적에 올해 9월 미 대선 과정에서 한 남성이 당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암살하러 골프장에서 12시간 동안 잠복하고 있었던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해당 기자는) 울타리 밑에 엎드려서 수상한 행동을 했다”면서 “나중에 밝혀지니 무기가 없었던 거지, 그렇게 수상한 활동을 하면 근무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운영위는 이날 이관후 국회 입법조사처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찬성 20명, 반대 1명으로 의결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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