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박흥순 기자] 신축 건물이 즐비한 왕복 6차선 마곡중앙로 인근에서도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한눈에 들어올 만큼 멋진 외관을 뽐낸다. 베이지색, 모래색, 진회색 등으로 치장한 단지는 곧게 뻗은 자태로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시공한 이 단지는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도 교통요지에 위치해 있어 지난 2021년 분양 당시부터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지하 6층~지상 15층 연면적 19만8723㎡규모 876가구의 이 단지는 지하철 5호선 마곡역,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과 지하통로로 연결돼 입주민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외부 모습. /사진:박흥순 기자 |
지난 8월 준공한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애초 ‘생활형숙박시설’로 지어져 주거 불가 이슈의 중심에 섰으나, 지난달 200억원 규모의 기부채납을 담보로 건축물 용도를 ‘오피스텔’로 변경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수분양자들이 하자를 이유로 입주를 미루면서다. 오는 29일 사전점검 및 입주기간이 종료되지만 이들은 내년 2월까지 입주를 연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업 시행자인 마곡마이스피에프브이 측은 “중도금 대출 은행에서는 만기(12월2일) 전에 연장 신청을 한 수분양자에 한해 연장을 해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지만, 수분양자 대다수는 마감 직전까지 입주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지난 19일 현장을 방문해 르웨스트 시공품질을 살펴보고 하자여부를 확인해봤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에서 지하 1층 마곡나루역으로 이어진 지하통로 모습. /사진:박흥순 기자 |
이날 방문한 곳은 14층 전용면적 84㎡, 100㎡ 두 개 타입으로 아직 수분양자가 입주하지 않은 가구다.
공용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단단한 물체로 타격하면서 이동했지만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으나, 엘리베이터 보호를 위한 보양재가 마찰을 일으키면서 발생한 소음으로 확인됐다.
공사 관계자에게 공용부의 공법 상 특징을 묻자 그는 “마곡 주변 지대는 토지가 한강의 수분을 머금고 있어 지하공사를 위해서는 일반적인 CIP 공법이 아닌 강성이 높은 흙막이 슬러리월 공법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슬러리월 공법은 여러 판의 벽체를 지상에서 지하로 심는 방식이다. 방수처리를 진행하지만 100% 수분을 차단하는 공법은 아니므로 벽체 사이 조인트에서 수분이 침투할 가능성도 있다.
해당 관계자는 “침투수는 내부로 받아들여 집수정을 활용·배출하는 시스템이다”며 “이는 건물의 구조적인 결함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침투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84㎡ 화장실 모습. /사진:박흥순 기자 |
관계자의 설명과 함께 84㎡의 하자 확인을 위해 현관문을 열고 진입했다.
내부를 구석구석 살폈지만 심각한 수준의 하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화장실 바닥을 단단한 금속으로 두드려보고, 물을 흘려 구배를 확인했을 때도 문제는 없었다. 벽지의 들뜸, 창틀의 엇나감, 조명 및 전자제품 불량 등을 확인했을 때도 특이점은 없었다.
이어 진행된 100㎡ 세대 품질점검에서는 거실 아트월 코킹 누락이 발견됐고, 베란다에서는 바닥 타일의 하자보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이를 제외하면 앞서 진행된 84㎡ 세대와 마찬가지로 치명적인 문제는 없었다.
100㎡ 거실 모습. 사진 우측에 미세하게 코킹이 누락된 곳이 있다. /사진:박흥순 기자 |
롯데건설 관계자는 “아직 입주가 이뤄지지 않은 세대에 대해 자발적으로 하자점검을 실시, 보수를 하고 있다”며 “건축물의 하자는 단기간에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입주민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보수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소송 등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며 소모전을 벌이는 것보다 원만하게 갈등을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마곡마이스피에프브이는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롯데캐슬 르웨스트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입주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주 예정자들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안내하고, 앞으로 일정을 설명하기 위해 준비했다.
회차별 인원은 30명씩이다. 부동산 시장 동향을 비롯해 중도금 및 잔금 대출 금융기관, 법률, 현장 공사와 관련된 각 전문가들의 설명과 입주 예정자 질의응답 등 순으로 진행한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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