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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說 홍역치른 신동빈號… 고강도 인적쇄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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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21 06:00:17   폰트크기 변경      
롯데, 연말 임원인사 조기단행

‘모라토리엄 루머’에 일파만파

과감한 구조조정 vs 점진적 개선

향후 롯데그룹 행보 시금석 될 듯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최근 ‘모라토리엄 루머’로 홍역을 치른 롯데그룹이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설지 주목된다.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시장의 시선은 ‘변화의 폭’에 쏠린다. 과감한 구조조정이냐, 점진적 체질개선이냐를 놓고 그룹 안팎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달 말∼12월 초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통상적인 인사시기보다 다소 앞당겨진 이번 인사는 그룹의 향후 행보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예년과 다른 무게감을 지닌다. 최근 불거진 유동성 우려설이 계기다. 모라토리엄 루머는 이례적으로 그룹 차원의 공식 해명까지 이끌어냈다. 그만큼 시장의 우려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롯데그룹의 경영실적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통부문의 경우 롯데쇼핑의 매출은 2021년 15조5736억원에서 올해 14조5559억원으로 감소세다. 2021년 외부 전문가 영입으로 시도한 변화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편의점, 가전양판점 등 롯데의 유통 사업을 총괄하는 유통군 총괄대표에 홈플러스 출신 김상현 부회장을 앉혔다. 롯데유통의 핵심인 백화점은 신세계 출신 정준호 대표가, 롯데마트는 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 강성현 대표가 맡았다. ‘롯데맨’중에서도 백화점 출신이 유통 수장을 맡았던 관례를 깼지만 실적 반등을 이뤄내진 못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도 지난해 대비 3.8% 감소한 10조5095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3259억원)은 6.5% 늘었지만, 점포 통합과 희망퇴직 등으로 쥐어짜낸 이익이다.

더 큰 문제는 사업구조 개편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신동빈 회장은 올초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실제 움직임은 희망퇴직이나 사무실 이전 등 비용절감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같은 시기 과감한 변신을 꾀하는 다른 그룹들과 대조적이다. CJ그룹은 그룹의 모태이자 세계 1위인 그린바이오 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실적 악화의 원인을 사업구조에서 찾고 대대적인 수술에 착수했다. 그리고 매각 대금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식품 제조사를 인수해 CJ제일제당의 주 무대를 해외로 옮기는 전략에 힘을 실어야 퀀텀점프가 가능하다고 봤다. 이 회장이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 재무와 전략에 능한 허민회 CJ CGV 대표를 지주사 경영지원대표로 불러들인 이유다.

SK그룹도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 제조 분야 세계 1위인 SK스페셜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유동성 루머가 돌 때마다 우량 부동산을 근거로 들지만, 실제 매각으로 이어져야 설득력이 생긴다”며 “인수합병에만 익숙하고 대형 매각 경험이 없어 결단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에게 향한다. 그룹 컨트롤타워 수장으로서 신사업 추진과 부진사업 정리를 진두지휘하는 자리다. 이 부회장은 2020년 취임 이후 바이오로직스,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출범시켰지만, 과감한 구조조정은 아직 미진하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임원인사가 롯데그룹의 향후 행보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본다. 인사 폭이 제한적이라면 현상유지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대규모 인적쇄신이 이뤄진다면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신동빈 회장의 결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충격을 감수하고 과감한 변신을 꾀할지, 아니면 점진적 체질개선을 택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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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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