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CJ제일제당 신공장 조감도./사진=CJ제일제당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CJ제일제당이 8000억원을 투자해 미국과 유럽에 새 공장을 짓는다.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출 핵심 국가에서 지위를 강화하겠단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두나버르사니(Dunavarsány) 지역에 들어서는 새 공장은 유럽 내 K-푸드 사업을 더 키우기 위한 새로운 기지가 된다. 현재 부지를 확정하고 설계에 들어갔다. 축구장 16개 크기의 부지(11만5000㎡)에 1000억원을 투입한다. 공장이 완성되면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공장을 통해 연간 30% 이상 성장 중인 유럽 만두 시장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헝가리를 거점으로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ㆍ동부 유럽과 발칸반도 지역으로도 진출해 유럽 사업 대형화를 본격 추진한다.

미국에서는 자회사인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Sioux Falls)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건설한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규모(57만5000㎡)의 부지에 들어선다.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원이다. 완공하면 찐만두ㆍ에그롤 생산라인과 폐수처리 시설, 물류센터 등을 갖춘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제조시설이 된다. 미국 중부의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사우스다코타 공장을 앞세워 미국 만두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비비고의 생산력을 높여 지위를 굳힐 계획이다. 비비고 만두는 올해 1~9월 미국 만두 시장 전체 매출 성장률(15%)보다 두 배가량 높은 3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약 1조원 규모에 달하는 현지 롤 시장에서도 판매량을 늘린다.

지난 13일 현지에서 열린 착공식에서 박민석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는 “이번 투자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K-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생산역량을 늘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글로벌 식품사업에 더 힘을 싣는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원에서 지난해 5조3861억원으로 7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8%로 늘었다.

이 가운데 유럽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0% 성장하며 유럽은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 지역이 됐다. 미국은 해외 식품사업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현재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지난 2019년 인수한 슈완스 공장을 포함해 총 20개의 식품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유럽에서는 2018년 독일 냉동식품 기업 마인프로스트(Mainfrost)를 인수하며 첫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올해 5월에는 프랑스와 헝가리에 법인을 설립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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