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정부와 국민의힘은 21일 “‘재정 준칙’ 법제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도입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재정 준칙’은 국가채무, 재정 적자와 같은 정부 재정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법으로 관리하는 규범을 뜻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재정 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기재위 소속 여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선진국 중 준칙이 없는 나라가 없다”며 “늦었지만 좋은 재정 준칙을 이번에 꼭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와 같이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나라에서는 늘 한 단계 높은 나라를 위한 숙제였다”면서 “돈을 인색하게 쓰겠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복지 국가로 가기 위해, 돈을 누수 없이 잘 쓰기 위해서 준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돈을 쓸 때 제대로 쓰되 혈세가 소중한 줄 알고 빚이 무서운 줄 알고 제대로 쓰자는 것”이라면서 “여야가 미래 세대를 위해, 빚더미를 후세에 넘겨주면 안 된다는 자세로 큰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야당의 전향적 협조를 요청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미래 세대에 과중한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임기 말 국가채무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수준에서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하고 재정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정 준칙 법제화라는 제도적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최 장관은 또 “재정 준칙이 도입되면 재정 운영 예측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이 높아져 재정 본연의 역할을 더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정 준칙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구속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갖춘 100년 갈 재정 준칙이 하루빨리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언석 의원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무려 400조원의 국가 채무가 늘어났는데, 코로나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지만 계산해 보니 코로나 때문에 직접적으로 늘어난 건 100조원이 안 된다”며 “국가 재정을 이렇게 방만하게 쓰면 재정 건전성이 무너져 국가 신용등급이 무너지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송 위원장은 지난 6월 국가 채무 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하고,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 이하로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제자로는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와 이강구 KDI 재정사회 연구위원, 옥동석 인천대 명예교수가 참여해 재정준칙 도입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제시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재정은 금융위기나 외환위기와 같은 시기에는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국가신용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에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시스템에 의한 재정관리가 적절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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