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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LG ‘밸류업’ 성공할까…“투자-주주환원 균형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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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25 05:00:39   폰트크기 변경      

7개 계열사, 주주환원 정책 강화
자사주 소각ㆍ배당 확대 방안 밝혀

재계, 단순 주가부양책 한계 지적
근본적 체질 개선 무게 둬야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LG유플러스의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인 ‘익시오(ixi-O)’가 출시 열흘 만에 다운로드 10만건을 돌파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LG유플러스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트럼프2.0 시대를 앞두고 전격적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22일 LG전자를 제외한 7개 계열사가 일제히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단일 기업을 넘어 그룹 내 계열사가 일제히 밸류업 공시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단순 주가부양책이 아닌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G그룹의 이번 밸류업 전략의 핵심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다. 지주사인 ㈜LG는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2026년까지 전량 소각하고, 배당성향을 기존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LG생활건강 역시 3014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2027년까지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점은 LG그룹이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LG는 향후 5년간 약 100조원의 국내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을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2028년까지 AI 분야에 최대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다소 냉정하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같은 밸류업 방식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1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ㆍ소각 계획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LG그룹의 당면 과제도 만만치 않다. LG이노텍은 애플 공급 물량 축소 우려에 직면해 있고,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2차전지 시장의 ‘죽음의 계곡(Death Valley)’과 중국의 저가ㆍ물량 공세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여전히 흑자 전환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광모 회장의 인사 카드는 주목할 만하다.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LG는 사업 경험이 풍부한 경영진을 대거 유임시키는 한편, ABC 분야의 연구개발 임원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80년대생 AI 전문가 3명을 발탁한 것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들은 “진정한 밸류업은 기업의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 회복에서 시작된다”며, “잉여 현금이 발생했을 때 ‘자사주 매입ㆍ소각’보다 재투자에 나서는 기업을 더 눈여겨보라는 투자조언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LG그룹의 진정한 밸류업 성공 여부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의 균형점을 얼마나 잘 찾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LG그룹 관계자는 “현재 LG의 주력사업이 된 자동차 부품과 배터리 사업은 20~30년이 넘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뒷받침된 성과”라며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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