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60번 버스 운행… 3시30분 출발
도봉산부터 영등포까지 25.7㎞구간
당분간 무료… 안전 고려해 입석 불가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서울시가 환경미화원, 경비원 등 이른 새벽 출근하는 근로자들의 고단함을 덜어주기 위해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운행에 나선다.
서울시가 오는 26일부터 운행하는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A160번/ 사진: 서울시 제공 |
시는 오는 26일 오전 3시30분부터 도봉산광역환승센터를 출발해 영등포역까지 25.7㎞ 구간을 오가는 ‘A160’번 버스 운행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A160번 버스는 주간에 운행하는 160번 노선을 일부 단축해 도봉산역광역환승센터∼쌍문역∼미아사거리∼종로∼공덕역∼여의도환승센터∼영등포역을 평일(월∼금)에만 1회 왕복 운행하며, 87개 일반 시내버스 정류소에 정차한다. 버스 번호의 ‘A’는 ‘자율주행(Autonomous)’을 뜻한다. 좌석 수는 장애인석을 포함해 총 22석이다.
기존 160번 노선은 다른 버스보다 비교적 이른 오전 3시56분에 운행을 시작하지만, 종로ㆍ여의도 등 업무시설이 밀집한 지역을 경유하다 보니 혼잡해 증차나 첫차 출발 시간을 앞당겨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자율주행버스는 정류소에 설치된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를 통해 실시간 도착시간은 물론, 빈 좌석 정보도 안내된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에서도 검색이 가능하다.
다만, 자율주행버스인 만큼 안전을 고려해 입석이 금지되고, 좌석버스처럼 빈자리가 없으면 승객을 태우지 않는다. 이용자들은 버스 전면에 부착된 ‘LED 좌석표시기’나 BIT 등을 통해 탑승 전 빈자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파크원타워ㆍLG트윈타워 정류소는 자율주행 시 짧은 구간 무리한 차로 변경으로 인한 사고 우려 때문에 정차하지 않는다.
A160번 운행 구간/ 사진: 서울시 제공 |
이 버스는 당분간 무료로 운행되지만, 일반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교통카드를 찍어야 탈 수 있다. 시는 충분한 안정화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 중 유료화할 예정이다. 요금은 조조할인을 적용해 1200원이 될 전망이다.
유료화 이후에도 ‘기후동행카드’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고, 지하철이나 다른 시내버스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환승할인도 적용된다.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첨단기술은 누구보다도 사회적 약자를 위해 가장 먼저 사용돼야 한다’는 오세훈 시장의 시정 철학이 담긴 민생맞춤 첨단교통혁신 정책 중 하나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 ‘자율차 서비스 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방자치단체 최대 규모인 5억5000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았고, 입찰을 통해 선정된 자율주행 전문업체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운행한다.
시는 앞으로 새벽 혼잡노선에 자율주행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내년 △상계∼고속터미널(148번 단축) △금천(가산)∼서울역(504번 단축) △은평∼양재역(741번 단축) 등 3개 노선을 신설하고, 10개 노선까지 운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장거리 운행 대중교통수단으로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함께 새벽 등 운전자 기피 시간대부터 자율주행버스를 상용화해 세계 최초 자율주행기반 ‘24시간 중단 없는 대중교통 서비스’의 기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윤종장 시 교통실장은 “누구보다 서울의 하루를 먼저 여는 시민들의 어려움에 공감해 약자와 함께 하는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를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자율주행버스뿐 아니라 첨단기술 교통의 수혜가 소외된 사회적 약자에게 먼저 돌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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