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혁 협력관. / 사진: 해건협 제공. |
미드 프로젝트(MEED Project)에 따르면, 2023년 PPP 계약 체결 규모가 81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10년(2013~2022년) 전체 계약액 24억8000만달러의 4배 규모로 크게 확대됐다.
2024년에도 9월까지 54억2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이 추가로 이뤄지며 그 성장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PPP 활성화는 고유가와 산업 다각화 정책의 성과로 이루어진 견실한 경제 성장이 뒷받침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Fitch)에 따르면, UAE는 지난해 GDP의 7.8%에 해당하는 재정 흑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4.1%, 2025년 3.3%, 2026년 2.6%의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24~2026년 균형재정유가도 배럴당 64달러 수준으로 예상되어 앞으로 수년간 재정 흑자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친투자 정책 역시 PPP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11월, 외국인 투자 지분율 제한을 전면 폐지한 것을 비롯해, 2022년에는 연방 차원의 ‘We the UAE 2031’ 비전과 2023년 두바이의 ‘D33’ 계획을 발표하며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를 통한 경제 규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의 ‘2024 세계투자보고서’에 따르면, UAE의 2023년 FDI 유입액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307억 달러로 세계 11위에 올랐다.
PPP 활성화를 위해 법제 등 정책 정비에도 활발하다.
두바이(2015년), 아부다비(2019년)에 이어 연방정부 차원의 PPP법이 2023년 12월 제정됐다. 2024년 6월, PPP를 총괄하는 재무부가 이를 구체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PPP 매뉴얼을 승인하고 인프라, 에너지, 의료 등의 우선순위 부분을 발표하는 등 제도적 기틀을 잡아가는 중이다.
최근 PPP 프로젝트는 유틸리티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서부발전과 프랑스 EDF 컨소시엄이 수주한 알 아즈반 태양광 민자발전프로젝트(IPP)를 비롯해, 프로젝트 웨이브, 슈웨이핫 4 민자해수담수화프로젝트(IWP), 하샨 IWP, 함리야 IWP 등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계약되며 에너지와 물 관리 분야에서 UAE의 인프라 확장 및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뒷받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유틸리티 PPP는 주로 UAE 정부가 프로젝트 회사인 특수목적법인(SPV)의 60%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공사가 2021년 일본 큐슈전력 및 프랑스 EDF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로부터 수주한 ‘HVDC 해저송전망 사업’의 경우, ADNOC과 아부다비 국영에너지회사(TAQA)가 각각 30%의 SPV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알 아즈반 태양광 IPP’는 아부다비 미래에너지회사(Masdar)가 60%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IWP 프로젝트들은 아부다비의 에미레이츠 수전력공사(EWEC)와 같은 토후국의 유틸리티 운영 공기업들이 대부분 6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여건 역시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GS이니마가 수주한 슈웨이핫 4 IWP와 한국서부발전 컨소시엄이 수주한 알 아즈반 태양광 IPP의 대주단에 한국수출입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2009년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어려웠던 두바이도 신용도가 회복되면서 우리 금융기관들이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EED Project 기준 총 388억 달러 규모의 PPP 프로젝트가 계약 이전 단계에 있으며, 향후 블루 및 그린 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하면 그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도 PPP 사업에 관심이 많다. 두바이 전략적하수터널(DSST), 타윌라 C 복합사이클가스터빈(CCGT) IPP, 마디낫 자이드 개방사이클가스터빈(OCGT) IPP, 카즈나 태양광 IPP, 아부다비 400MW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 등의 PPP 프로젝트에 다수의 우리 기업들이 참여를 준비 중이다.
과거 도급사업 위주의 해외건설 수주시장이었던 UAE에서 최근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주춤하던 우리 기업들이 PPP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디벨로퍼 및 시공사로서 더 활발히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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