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전망 유력…깜짝 인하 가능성 배제 못해
올해 및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0.1∼0.2%p 낮출 듯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오는 28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물가와 가계대출, 환율 등 여러 요인을 감안했을 때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지표상 이미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대치에 못미칠 것으로 보여 ‘깜짝 인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8일 금통위를 개최한다.
연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마지막 회의지만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최근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내수부진 등 성장률 둔화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 컸다.
하지만 미국 대선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하 관측에도 균열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조건들을 고려했을 때 한은이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강달러로 인해 금리를 내릴 경우 원화의 가치가 더 하락하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동결쪽에 무게가 실리다가도, 내수와 성장률 등을 감안하면 미국 연준과 마찬가지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 상승은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과 더불어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해 1400원대를 넘나들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금리까지 낮추면 환율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한은이 하반기 통화정책 방향을 금융안정으로 삼겠다고 밝힌 만큼 최근의 원화 약세는 금리 인하에는 부담스럽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조언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은이 이번달엔 동결을 하고 다음달 미 연준의 결정을 받아 본 후 내년에 금리를 낮추는 것도 시장의 시나리오 중 하나다.
한편, 기준금리와 더불어 한은이 28일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한은 앞서 지난 8월 올해 성장률로 2.4%를 예상했으나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하향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조정폭은 0.1∼0.2%포인트(p)로 예상된다.
아울러 내년 전망치 역시 2.1%에서 0.1∼0.2%p는 낮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대가 아닌 1%대로 떨어질 경우에는 금리인하도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가나 가계대출 등으로 인한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던 한은이 환율과 성장률이라는 또다른 변수에 직면했다”면서 “무난한 동결을 택할 것인지, 내수와 성장률을 고려한 선택을 할 것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